섭취 권장량 훨씬 못 미치고 함께 넣는 유화제, 안전 논란
비타민·미네랄 등 풍부한 흰 우유 한잔으로 영양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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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모씨(34·서울 노원구)는 돌이 갓 지난 아들에게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DHA 첨가 우유를 사 먹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친구에게서 "DHA 함량이 적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 들여 사먹일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권씨는 친구 말대로 DHA 첨가 우유를 끊어야 할지, 어떤 우유를 먹여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DHA, 초유(새끼소를 낳은 뒤 처음 나온 우유), 철분 성분 등을 첨가한 우유 제품이 꽤 있다. 일반 우유보다 최소 1.5배 비싸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우유업계는 2010년 첨가 우유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최소 40% 늘어났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몸에 좋은 성분은 미미

결론부터 말하면 첨가 우유에 DHA, 초유 성분이 들어가긴 했지만 기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최근 발간된 책 '음료의 불편한 진실'의 저자인 중원대 한방식품공학과 황태영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DHA 첨가 우유에 들어있는 DHA의 양은 우유 100mL당 0.5~1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제시한 DHA 하루 섭취 권장량은 2~3세 145㎎ 이상, 4~6세 200㎎ 이상, 7세 이상 어린이 220㎎ 이상이다. 황태영 교수는 "2~3세 유아가 DHA를 우유로 보충하려면 하루에 1L짜리 우유를 최소 1.5개는 마셔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초유 우유도 마찬가지다. 우유 100mL에 든 초유 성분은 많아야 50㎎ 정도다. 유아기에 효과(면역력 강화)를 보려면 초유 성분을 하루에 500㎎ 정도 섭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마셔야 할 초유 첨가 우유는 1일 섭취 권장량(400~600mL)의 2배 가까운 1L나 된다. 우유 1L에는 유지방이 30~40g 들어있고, 이 중 60%(18~24g)는 포화지방이기 때문에 비만 가능성이 있다.

철분 강화 우유도 편식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비싼 돈을 들여 마시게 할 필요가 없다. 육류, 감자, 계란 노른자 등 평소에 먹는 음식을 통해서도 철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고광석 교수는 "첨가 우유를 마신다고 건강 효과를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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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 초유, 철분 등을 첨가한 우유가 많지만 하루 섭취 권장량을 채우기에는 함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첨가우유에 들어가는 유화제 안전성 논란"

첨가 우유에 넣는 유화제(乳化劑)도 논란의 대상이다. 원유에 들어 있지 않은 DHA를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과정에서 유화제를 함께 넣는다. 생선에서 추출한 동물성 DHA를 우유에 녹이기 위해서다. 황태영 교수는 "유화제처럼 식품에 들어가는 첨가물의 안전성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 아니다"라며 "여러 가지 첨가물이 한 식품에 들어갔을 때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미흡하고, 우유를 살균하는 과정에서 첨가물이 어떤 성질로 변하는지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광석 교수도 "우유에 첨가하는 영양 성분의 건강 효과와 식품 첨가물이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함께 따져 비교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유 성분은 고온에 노출되면 모두 변성되기 때문에 저온 살균을 해야 하는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온 살균을 하는 제품도 있다"며 "고온 살균한 초유 우유는 면역력 증진, 뼈 성장 등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 우유만으로도 영양 충분히 섭취"

우유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B2, 비타민B12 등이 함유돼 있다. 일반 칼슘 보충제의 인체 흡수율이 40% 정도인데 비해, 우유 속 칼슘의 흡수율은 7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우유에 든 인·비타민D·비타민K·단백질 등이 칼슘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고광석 교수는 "흰 우유를 한 잔(200mL)만 마시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의 3분의 1을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양소가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