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 치료
무릎·복부에서 지방 추출… 50대 중기 환자에 효과
인공관절 수술 늦출 수 있어… PRP와 주사하면 연골 차올라

지난해 산행 중 오른쪽 무릎 연골이 찢어진 가정주부 심정은씨(63).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돼 6개월 전 무릎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연골에 넣었는데, 최근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었더니 닳아 없어졌던 연골이 재생돼 있었다. 주치의는 "인공관절수술을 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시도하면 좋은 치료"라고 말했다.

50세 이상 4명 중 1명 앓아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으면서 뼈 사이 간격이 점차 줄다가 뼈끼리 붙는 병이다. 연골은 많이 쓰고 체중 부하가 큰 곳이 잘 닳아서 무릎에서 많이 생긴다.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기는데, 국내 50세 이상 24%, 65세 이상 38%가 이 병을 앓는다(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요즘은 40~50대도 이 병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 번 연골을 다치면 이 병이 빨리 오기 때문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연골은 혈관이 따로 없어서 한 번 다치면 치유가 어렵고, 연골이 너덜거리면 빨리 닳게 되며, 떨어진 연골 부스러기가 염증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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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관절염 중기 이후 환자에게 몸속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서 주사로 넣어주면 손상된 연골 재생효과를 볼수 있다. 시술 전 의료진이 줄기세포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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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줄기세포 시술 전-후 관절경 내시경으로 본 무릎 연골 / 연세사랑병원 제공

초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효과

관절통이 생기고 뼈 사이 간격이 줄어들면 병의 악화 속도가 빨라진다. 의정부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석중 교수는 "증상이 생기면 염증·통증을 가라앉히는 약과 물리치료를 3~6개월간 병행하고, 효과가 없으면 주사치료까지 시도해봐야 한다 "고 말했다. 히알루론산이나 혈소판풍부혈장(PRP)을 연골에 넣는 주사치료는 연골을 감싸주거나 재생하는 효과를 낸다. 초기일 때 효과적이다.

뼈 사이 간격이 원래의 반이 되는 퇴행성관절염 중기에는 효과적인 치료가 거의 없다. 김석중 교수는 "관절경으로 보푸라기처럼 올라온 연골을 다듬어주고 상한 연골 주변의 뼈에 구멍을 뚫어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를 하지만, 연골이 많이 상한 55세 이상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무릎 연골의 한쪽만 닳아서 뼈가 휘면 뼈를 잘라내 휘지 않게 붙이는 수술도 하는데, 이것 역시 근본 치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방 줄기세포 넣으면 연골 차올라

요즘에는 무릎·복부 등에서 지방을 뽑아내 중간엽 줄기세포(뼈·연골·지방으로 만들어지는 줄기세포)를 추출, 주사로 손상된 연골에 넣어주는 줄기세포 치료를 중기 환자에게 한다. 줄기세포 분화를 돕는 PRP도 함께 주입한다.

고용곤 원장팀이 퇴행성관절염 환자 50명을 '지방 줄기세포와 PRP를 같이 주사한 그룹(줄기세포 그룹)'과 'PRP만 주사한 그룹(PRP 그룹)'으로 나눠서 1년 뒤 효과를 분석했더니, 줄기세포 그룹은 통증 점수가 4.9점에서 2.7점으로, PRP 그룹은 3.9점에서 2.2점으로 각각 줄었다.

고 원장은 "줄기세포 그룹은 PRP 그룹보다 퇴행성관절염 증상이 심했는데도, 무릎 통증이나 움직임에서 PRP 그룹보다 개선 효과가 뚜렷했고 효과도 오래 갔다"며 "줄기세포로 치료한 환자의 무릎 MRI를 찍어봤더니 시술 전 연골이 손상됐던 부위가 재생돼 있었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뼈에서 줄기세포를 뽑을 수도 있지만, 지방에서 뼈보다 많은 줄기세포를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줄기세포 배양이 불가능한 국내에서는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공관절을 넣기에는 젊은 55세 전후 환자에게는 이 치료를 통해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조금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