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염
연고 바르기 힘든 머리 속 건선까지 티 안나게 치료한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10/23 10:04
레오파마자미올 스트레스 심한 젊은층에도 나타나 사용자 58% 두피각질·가려움 사라져 팔·목 등 체부건선에도 효과 입증 스테로이드 부작용도 줄어
취업 준비생인 양모(27·서울 동작구)씨는 몇 달 전부터 두피가 가렵고 각질이 생겨 약국에서 비듬치료제를 구입해 사용했다. 하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고, 면접을 앞두고 가려움증이 심해져 피부과를 찾았다. 양씨는 의사로부터 "두피건선 때문에 가려움증과 각질이 생겼는데, 비듬으로 오해하는 바람에 치료가 늦어졌다"며 "최근 증상이 더 심해진 것은 면접 준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건선은 두피, 무릎, 팔 등의 피부에 각질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인해 급속하게 자라나면서 각질이 일어나는 피부 질환이다. 통증은 거의 없지만, 매우 가렵고 붉은색이나 하얀색을 띠면서 전신으로 퍼진다. 최근 독일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대학교 연구팀이 건선 환자 721명의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건선 치료를 받기 전에 삶의 질 점수는 3.22점으로 치료 후(10.57)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김현주 원장은 "건선은 가족력이 있거나 면역체계에 이상이 있으면 생기는데, 날씨가 건조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두피건선은 극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비듬처럼 수시로 떨어지는 각질 때문에 환자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건선은 고령 질환'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두피건선은 사회 활동이 활발하고 외모에 민감한 10~30대 젊은 층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심리적 위축, 대인 기피,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비듬이나 아토피 등으로 오해하기도
두피건선은 단순 비듬, 건조증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최근 다국적 제약회사 레오파마가 20~40대 두피건선 환자 80명(남녀 각각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피질환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피건선 환자의 10명 중 9명은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때 비듬, 건조증, 아토피 등 다른 질환과 혼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두피건선 환자의 47%는 병원을 한 차례도 방문한 경험이 없었으며, 병원을 찾았더라도 증상이 생긴 후 병원을 방문할 때까지는 평균 4.3개월이 걸렸다. 이렇게 두피건선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다른 질환으로 착각하면 비듬 샴푸나 민간 요법 등만 쓰면서 방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치료를 시작한다고 해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두피건선은 단순 비듬이나 건조증과는 치료법이 달라야 한다. 김 원장은 "한 번 생긴 두피건선은 쉽게 낫지 않고 재발이 잦은 편이기 때문에 초기부터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부건선은 광선치료, 전신치료 등을 병행해서 치료해야 하지만, 두피건선은 다른 부위에 비해 증상이 가벼운 편이기 때문에 약을 두피에 바르는 국소치료로 대부분 좋아진다. 그러나 두피에 연고를 바르면 머리카락이 끈적끈적하게 뭉치기 때문에 외출 시에는 사용하기 어렵고, 골고루 바르기 힘든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겔 타입으로 만들어진 '자미올'(레오파마)은 두피에 바르기 좋고 티가 나지 않아 외출할 때도 편하다.
◇자미올, 체부건선에도 쓸 수 있어
자미올은 두피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는 칼시포트리 성분과 염증 및 가려움증 완화 역할을 하는 베타메타손 제제를 조합해 만든 치료제다. 레오파마가 자미올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 시험을 한 결과, 자미올을 사용한 환자 541명 중 57.5%에서 가려움증, 두피 각질 및 홍반 등의 증상이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10명 중 6명은 사용한 지 2주가 지났을 때부터 증상이 완화됐으며, 기존 단일 제제 연고를 바를 때보다 스테로이드로 인한 부작용이 적었다.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하루 한 번 환부에 바르면 된다. 권장 사용기간은 한 달(4주)이며, 기간이 지나면 전문의의 조언을 받아 반복 사용할 수 있다.
두피건선 치료제로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자미올은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체부건선 치료제로 추가 적응증 승인을 받기도 해 보다 폭넓은 환자군에서 편리한 치료가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