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되려는 청소년, 심장검사부터 받아야
보통 급성 심정지는 중장년층 이후에 생기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도 드물지 않다. 소아의 급성 심정지는 대부분 선천적인 심장 이상을 모르는 상태에서 심한 운동을 하는 도중 닥친다. 2009년 우리나라의 14세 미만 급성 심정지 사망자는 694명에 달했다. 김군처럼 생명을 건진 경우를 포함하면 훨씬 많겠지만 통계가 없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운동선수 중 매년 100명 이상이 급성 심정지로 숨진다.
중년 이상에서 발생하는 급성 심정지의 주요 원인은 관상동맥질환이다. 하지만, 어린이나 청소년기 혹은 젊은 성인의 급성 심정지는 원인이 전혀 다르다. 비후성 심근증, 부정맥성 우심실 이형성증, 유전성 부정맥, 마판증후군으로 인한 대동맥파열 등 일반인 귀에 익숙하지 않은 질환이 대부분이다. 흔치 않은 질환이기 때문에 대부분 설마 하고 넘기지만, 만에 하나 자녀가 이런 문제가 있는데 심한 운동을 하면 치명적이 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는 운동을 시작하는 청소년은 다음 12가지 항목을 사전 검사받으라고 권고한다. 청소년 본인에 대해서는 운동 시 흉통이나 흉부 불쾌감, 원인 불명의 의식소실, 운동 시 과도한 호흡곤란·피로감, 심장 잡음을 진단받은 병력, 혈압상승 등이 있었는지 체크한다. 다음으로, 가족 중에 50세 이전에 심장질환으로 급사한 사람, 가까운 친척 중에 50세 이전에 심장질환으로 장애가 생긴 사람, 비후성 또는 확장성 심근증을 가진 사람, 유전성 부정맥이나 마판증후군 등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살펴본다. 이어 의사의 신체 진찰을 통해 심장 잡음 유무, 대동맥 협착· 마판증후군 가능성, 상완동맥 혈압 등을 확인한다. 유럽에선 여기에 심전도검사를 추가해 안전도를 높인다.
평소에 일상적인 운동을 가볍게 즐기는 어린이나 청소년이 모두 이런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본격적인 운동선수가 되려고 하거나 체력 증진을 위해서 비교적 강도 높은 운동을 계속할 청소년은 사전 검사를 통해 불행한 일을 미연에 막아야 한다. 이와 함께, 청소년을 가르치는 체육지도자는 자동제세동기(AED)를 포함한 심폐소생술을 전문가 수준으로 익혀야 한다.
노태호 서울성모병원 심혈관센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