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급성 요폐 환자 급증… 술·육류 섭취는 증상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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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섭 순천향대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중 60대 후반의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차례를 지낸 뒤 친척들과 음복 술을 과음했다가 급성 요폐가 발생, 우리 병원의 응급실에 실려왔다. 이 남성은 요도에 관을 삽입하고 소변을 강제로 빼내야 했다. 매년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을 전후해 급성 요폐를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급성 요폐 통계에 따르면, 8~9월 급성 요폐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67.9%가 전립선비대증 때문이었다.

남성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전립선이 점점 커지는데, 심하게 비대해진 전립선은 요도를 눌러서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방광에 소변이 남는 증상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어지고, 심해지면 밤에 잠을 자다가 두세 번씩 깨어나야 할 정도가 된다. 이처럼 수시로 화장실에 가야 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주차장 같은 귀경길은 고역이다. 또,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멀미약을 먹으면 소변을 보기 어려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장거리 귀성이나 여행은 곤욕스럽다.

이런 불편을 방지하려면, 요폐의 원인이 되는 전립선비대증을 미리 치료해둬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처음에는 전립선이 누르는 요도의 압력을 줄이고,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전립선비대증의 진행을 늦추거나 배뇨증상을 개선하는 약물 치료를 주로 한다. 약물만으로 호전이 안되면 수술을 고려한다.

대부분의 병원 외래가 문을 닫는 추석 연휴에 급성 요폐가 오면 올바로 대처해야 한다. 급성요폐가 생기면 방광이 위치한 아랫배가 단단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생긴다. 급성요폐 통증은 진통제로 가라앉지 않으므로, 진통제를 먹고 버티면서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한다. 요폐가 반복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방광 기능에 손상이 생겨서 방광 치료까지 받아야 할 수 있다. 응급실에 가면 자신이 전립선비대증 환자라고 반드시 말하고, 의료진에게 어떤 음식물이나 약물을 섭취했는지 알려줘야 한다. 복용한 약물이 있다면 가져가서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뇨작용을 통해 소변량을 증가시키고 요폐를 유발하는 술, 커피, 녹차는 되도록 삼가야 한다. 육류 섭취는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심하게 하므로, 명절 음식이라고 고기를 과식하면 안 된다. 감기약도 요폐를 일으키므로 복용을 조심해야 한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평균 전립선 크기가 5년 전 보다 23.5% 커졌다. 고혈압·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관련 질환이 있으면 전립선비대증 진행이 빨라진다. 따라서 이런 만성질병을 동반한 사람은 연휴 중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송윤섭 순천향대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