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가까이 삽입하면 '충격'‥공기 통해야 '안전'
취재 한미영 헬스조선 기자 | 사진 김성만(스튜디오100)
입력 2012/09/27 14:58
이어폰보다는 차라리 헤드폰이 귀 건강에 도움
버스나 지하철에서 헤드폰 너머로 소리가 새어 나와 눈살을 찌푸릴 때가 있다. 주변 사람에게 들릴 정도면 본인에겐 얼마나 크게 들릴까? 이런 큰 소리는 청각 세포를 손상시켜 청력을 감퇴시킨다. MP3, 휴대전화 등 음향기기 사용이 보편화되어 이어폰 사용을 피할 수 없다면, 청력 손실을 예방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소음은 난청뿐 아니라 각종 질병 유발
청각 세포는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손상을 입고 점차 청력을 잃는다. 과거엔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하는 특정 직업군에서 소음성 난청이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10~20대에서 난청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편 소음은 난청 외에 불면증, 심혈관계 질환, 정신·신경계 질환, 긴장성 두통, 학습 수행능력 저하 등 각종 질병과 증상의 원인이 된다. 짜증을 잘 내거나 반사회적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소리 크기를 줄이면 도움이 된다
높은 데시벨(dB) 소리를 장시간 들으면 청력이 손상된다. 청력 손실을 예방하려면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소리를 유지한다. 시계 초침 소리는 25~35dB로 잠을 청할 때 방해가 되고, 50~60dB의 외부 소음은 대화에 영향을 준다. MP3, 휴대전화 등 휴대용 음향기기의 최대 볼륨은 100dB 이상이다. 이어폰 밖으로 새어 나온 소리가 주변 사람에게 들릴 정도면 70dB 이상으로 이미 청력 보호 안전치를 넘은 수준이다. 소리귀클리닉 신유리 원장은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100dB로 음악을 듣는 사람의 50% 이상에서 일시적 청각 감퇴 현상이 일어났다. 개인마다 소음성 난청 진행 정도는 다르지만, 90dB 이상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청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음을 차단하면 될까
주변 소음이 크면 음악 소리가 잘 안 들리기 때문에 소리를 더욱 키우게 된다. 이때는 주변 소음이 차단되는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고무마개를 외이도 안으로 삽입하는 커널형 이어폰은 외부소음이 내이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기 때문에 소음보다 큰 소리로 음악을 듣기 위해 소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
귓속을 막는 이어폰보다 헤드폰이 좋다?
고막 가까이에 삽입하는 이어폰은 헤드폰이나 귀걸이형 이어폰보다 7~9dB 큰 소리를 전달한다. 특히 귓속에 삽입하는 이어폰은 외부 공기를 차단해 외이 압력을 높이는데, 외이 압력이 높아진 상태에서 큰 소리가 전달되면 고막에 더 큰 충격을 준다. 신유리 원장은 “소리가 귓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순환이 이뤄져야 귀에 무리가 덜 간다. 같은 데시벨로 듣는다면, 귓속을 꽉 막는 귓속형 이어폰보다 헤드폰이나 귀걸이형 이어폰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골전도 이어폰은 난청을 예방하지 못한다
소리는 공기뿐 아니라 뼈를 통해서도 전달된다. 우리 몸은 공기 전도 방식과 골전도 방식으로 소리를 전달받는다. 공기 전도는 공기 진동을 외이도, 중이, 내이로 전달하는 형태다. 이에 반해 골전도 방식은 뼈 진동으로 소리를 느끼는 것인데, 최근 뼈 진동을 달팽이관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골전도 이어폰이 개발됐다.
그렇다면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면 난청을 예방할 수 있을까? 신유리 원장은 “소리가 전달되려면 달팽이관 청각 세포를 거쳐야 하므로 골전도 이어폰이 소음성 난청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설명이다. 오히려 외이도가 열린 상태에서 골전도로 소리를 들으면 주변 소음의 영향을 받아 소리가 작게 느껴지고, 이 때문에 음량을 높이면 결국 높은 데시벨 소리를 듣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