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태그로 사람 많은 검사실 피해 시간절약, 유방·자궁 검사실 등 '여성 구역' 따로 마련… 개원 4개월만에 조기암 28건이나 발견

직장인 종합건강검진 전문 의료기관인 '우리원헬스케어'는 지난 4월 청계천이 내려다보이는 중구 시그니쳐 타워 2층에 문을 열었다. 이 곳은 조선시대 서민의 질병을 돌보던 정부기관 혜민서(惠民署)가 있던 곳이다.

우리원헬스케어는 업무·상업 시설이 밀집한 종로 2가와 을지로 2가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의 눈 높이와 요구사항에 맞춘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검사를 한 층에서 받기 때문에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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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 여성이 암 검진을 위해 PETCT(양전자 방출 및 전산화 단층촬영)를 찍고 있다. 우리원헬스케어는 직장인 맞춤 검진을 특화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전자태그로 시간 절약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우리원헬스케어에 가면 우선 팔찌 형태의 밴드를 받는다. 이 밴드에는 반도체 칩이 내장돼 있다. 각각의 검사실 앞의 모니터에는 무선정보인식장치(RFID) 시스템이 깔려 있어서 수진자는 몇 개의 검사가 남았는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남은 검사 중 대기시간이 짧은 검사실은 어디인지 등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생명인 직장인들을 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세밀한 분석이 필요한 검사나 조직검사를 제외한 모든 검진결과는 당일에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검사 1~2주 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병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검사 결과, 치료가 필요한 내과, 치과 질환이 발견되면 외래센터에서 바로 진료가 가능하고 입원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3차 진료기관에 바로 진료 예약을 해준다. 필요하면 검진결과를 CD로 제공해 불필요한 이중 검사를 피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협력병원에서 진료 및 수술 결과 등을 우리원헬스케어에 제공하므로 종합검진의 시작부터 발병 이후까지 우리원헬스케어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여성검진센터 별도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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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검자가 RFID 카드를 이용해 대기시간이 짧은 검사실을 찾을 수 있어 시간절약이 가능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유방, 자궁 검사실 앞 소파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여성은 남성들의 시선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우리원헬스케어는 여성질환 검사를 위한 여성검진센터 구역을 따로 만들었다. 여성검진센터 바로 앞에는 어린이 놀이방과 수유실이 있고 놀이방에는 전담 교사가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와도 마음 놓고 검사를 받을 수 있다.

30~40대 직장인들은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과신, 막연한 두려움, 번거로움 등으로 건강검진을 미루고 꺼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4월 개원 이후 5개월 간 검진을 받은 4600여 명의 자료를 분석했더니 소화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72%인 3382명이었다. 그 중 30~40대가 63%를 차지했다. 30~40대 수검자에서 가장 많이 이상이 발견된 부위도 소화기(72%)였으며 간담도(46%), 내분비계(39%), 부인과(32%)였다. 암을 발견한 경우도 28명이나 됐다.

김영묵 원장은 "과로, 스트레스, 회식, 업무과다 등으로 직장인은 혹사당하고 있다"며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