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잇몸병도 없는데 시린 치아, 원인은‥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2/09/18 17:30
◇‘분노의 가로 양치질’이 치경부마모증 유발
치경부란 치아의 목 부분을 가리킨다. 잇몸 위로 드러난 치아머리와 잇몸 아래 숨겨진 뿌리 부분을 연결하고 잇몸과 닿아있는 부분이다. 이 치경부가 마모돼 치아시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치경부마모증이다. 시린 느낌이 드는 치경부를 거울로 비춰보았을 때 마치 도끼로 나무를 찍은 자국처럼 패여 있으면 치경부마모증일 가능성이 높다.
치경부마모증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칫솔질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좌우로 닦는 칫솔질을 오랫동안 하면 치경부가 마모되는데, 5년 이상 이 같은 방법으로 칫솔질을 할 경우 육안으로도 마모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은 “치아를 아래위가 아닌 좌우로 닦는 잘못된 칫솔질을 수 십 년 계속 해온 사람이라면 치경부마모증은 피할 수 없는 결과”라며 “실제로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 젊은 여성도 잘못된 칫솔질 때문에 치아가 시려 치료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잘못된 칫솔질의 대표적인 예는 ‘분노의 칫솔질’이다. 여러 드라마에서 배우가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거칠게 칫솔질 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강하게 힘을 주면서 좌우로 왕복 운동을 크게 하면 치아 뿌리 부분이 빨리 마모돼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잇몸이 상할 수 있다. 정작 치아와 잇몸 사이, 치아와 치아 사이는 닦이지도 않는다.
◇부드러운 칫솔모의 일반 칫솔이 전동칫솔보다 시림증 예방
칫솔질을 할 때는 치아 표면을 문지르며 닦는 것이 아니라 사이사이 홈에 끼어있는 이물질을 빼낸다는 느낌으로 닦아야 한다.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쓸듯이 닦고 앞니는 칫솔모를 세워서 닦는다. 마지막에는 혀도 닦는다. 칫솔로는 이물질을 다 제거하지 못하므로 치실과 치간 칫솔 사용을 병행해야 한다. 치아 사이의 틈이 넓으면 치간 칫솔을, 좁으면 치실을 사용한다.
전동칫솔은 타이머를 맞춰 3분을 정확히 닦을 수 있으나 강력한 진동과 회전운동을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힘을 주어 사용하면 치아의 표면을 감싼 법랑질이 마모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잇몸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미 치경부마모증이 진행됐거나 잇몸이 약한 편이라면 전동친솔을 치아에 가볍게 갖다 댄다는 느낌으로 하거나 일반 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치경부마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칫솔질 교정과 함께 칫솔과 치약 선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변욱 병원장은 “칫솔은 부드러운 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미백효과가 강한 치약은 대개 치표면을 닦아내는 연마제 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경부가 심하게 패여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마모된 부분을 덮어주는 치과 치료를 해야 한다. 치아보충물인 레진으로 패인 부분을 메워 법랑질과 잇몸 역할을 대신하게 함으로써 법랑질 안쪽에 있는 상아질에 전달되는 자극을 차단, 통증을 줄이는 원리다. 이밖에 치아에 불소 같은 약제를 도포하거나 치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교합조정법으로 시린이를 치료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