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외상 등으로 다쳤을 땐 자기골수 채취해 연골에 주입
퇴행성은 태아 제대혈로… 나이 제한 없고 일상 복귀 빨라

주부 이진숙(50·충북 청주시)씨는 무리하게 산행을 한 탓인지, 보름 전부터 걷기 힘들 정도로 오른 쪽 무릎 통증이 심했다. 병원 진단 결과, 연골이 6㎠ 정도 손상된 이씨는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이 효과적이라는 주치의의 말에 치료를 받기로 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지난해 12월,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최종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줄기세포로 연골 재생을 하면 노년이 돼도 건강한 무릎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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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사랑병원 김용찬 원장이 연골 손상 환자에게 줄기세포 치료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손상된 연골, 자가골수 줄기세포로 치료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에는 쓸 수 없고, 과도한 운동이나 외상 등으로 연골이 손상됐을 때 시술한다. 그간 시행된 연골재생술에는 본인의 무릎에서 연골 세포를 떼어내 몸 밖에서 배양시킨 뒤 다시 이식하는 '자가 연골세포 배양 이식술'이나, 무릎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흘러나온 골수가 연골로 재생되게끔 유도하는 '미세천공술'이 있다. 고용곤 원장은 "이런 방법으로 형성된 연골은 자연 연골에 비해 강도나 내구성이 60% 수준에 불과한 데다 재생시킬 수 있는 연골 범위도 1~4㎠ 정도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은 연골 손상의 범위가 최대 10㎠일 때도 가능하다. 연골 재생 성공률은 70~80%, 주변 연골과의 유합 정도는 76~80%에 이른다. 다만 건강한 골수를 채취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만 15세 이상~50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환자들만 시술 받을 수 있다.

시술은 먼저 환자의 엉덩이뼈를 통해 자가골수를 채취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뒤 특수 키트를 이용해 원심분리기로 골수를 농축 분리해 줄기세포·성장인자·단핵세포를 수집하고, 이를 환자의 손상된 연골에 주입하면 된다. 고 원장은 "시술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연골에 직접 넣거나 연골 손상 범위가 2㎠ 이하로 작을 때는 주사를 이용해 시술한다"고 말했다.

중기 이후 퇴행성관절염에는 태아 제대혈로

운동이나 외상으로 인한 연골 손상 뿐 아니라 중기 이후의 퇴행성관절염에도 적용 가능한 줄기세포 치료법도 나왔다.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은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는 태아의 제대혈에서 뽑은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이다. 이 치료제는 주사용 유리 용기로 만들어져 일반 주사처럼 사용한다. 단 1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나이에 관계 없이 연골이 절반 이상 닳아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용곤 원장은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는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관절염 환자도 치료 할 수 있는데, 증상 완화가 아니라 완치가 목적"이라며 "태아의 제대혈 성체줄기세포는 자가골수 줄기세포보다 노화가 덜 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가 빠르다"라고 말했다. 이 치료제는 면역거부 반응이 없다. 시술 시간은 30분~1시간, 입원 기간도 2~3일로 짧으며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자체 연구·해외 대학 교류로 발빠르게 도입

연세사랑병원이 줄기세포 치료법을 발 빠르게 도입할 수 있었던 건 병원 내 연골재생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연구를 진행하고, 해외 대학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골 재생 관련 논문만 90건 넘게 발표한 일본 명의 이치로 세키야 교수가 있는 도쿄 의과·치과대학과도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히로시마대학 정형외과와 줄기세포 치료 공동연구 협약(MOU)을 맺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리졸리 연구소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의 재생 및 치료의 공동연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연구소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연골재생학회(IRCS)에서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시킨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고용곤 원장은 "연골은 피부나 장기와 달리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없는데 이들 줄기세포 치료법은 인간의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과 같은 치료법으로, 평생 자기 연골로 걸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