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남성과 여성은 ‘거기’ 길이부터 달라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2/09/13 10:24
성대 구조부터 차이 나‥음역대의 비밀
◇남성과 여성은 성대의 길이·두께·기본 주파수 달라
남성의 목소리와 여성의 목소리가 다른 것은 서로 다른 성대구조에서 기인한다. 남자와 여자는 성대의 길이와 두께가 다르고, 이로 인해 음역대의 차이가 생긴다. 남성의 평균적인 성대의 길이는 약 17~24mm이며, 여성은 13~17mm이다. 각기 다른 길이의 성대를 지니고 있기에, 사람은 각자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상태의 목소리 주파수를 갖고 있다. 보통 남성의 경우 100-150Hz, 여성의 경우 200~250Hz인데, 이를 ‘기본 주파수’라고 한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성대의 길이가 길고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를 가진다. 이는 현이 길고 굵은 악기가 낮은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인위적인 발성패턴이 성대에 피로감 누적시켜
근육이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쪽 성대는 부드럽게 맞닿는다. 이때 음을 높이면 후두의 골격에 붙어 있는 윤상갑상근이 당겨지면서 성대의 근육도 당겨지게 되어 긴장시키게 되어 높은 음이 만들어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보다 낮은 음을 내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성대의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대근육에 힘을 주어 성대를 더 짧고 넓게 만들어야 한다. 음을 높이는 근육을 이완시키면서, 성대 길이를 좀 더 짧게 만들고 접촉면을 넓게 하기 위해 후두를 조이고 후부위를 내려 눌러야 한다. 이렇게 인위적인 발성 패턴을 유지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근육의 움직임을 만든다. 이로 인해 발성을 하기 위해 호흡을 조절하려 해도 잘 되지 않고, 목 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부하된 탓에 이러한 발성을 오래하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고음을 내는데 장애를 초래하게 되고, 목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간혹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비정상적인 발성근육 사용이 성대질환 야기
이렇게 비정상적인 발성근육의 사용은 성대 장애와 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발성장애로는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이 있다. 험프리 보가트와 그의 아내 로렌 베이콜은 1940년대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들이다. 이 부부는 분위기 있는 특유의 목소리 톤으로 유명했는데, 특히 낮고 짙은 그들의 음색은 당시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때문에 자신의 음역대와 기본주파수와는 한참 다른 그들의 목소리를 무리해서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한 발성장애가 빈번하게 일어나게 되었다. 결국 그들의 이름을 딴 증후군이 생겼고, 이는 성대모사로 인한 성대 질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의 경우 음성치료나 약물을 통해 정상 발성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보톡스 주사를 통해 잘못 사용되고 있는 근육을 억제시켜 제대로 된 발성이 되도록 잡아줘야 한다.
예송이비인후과의 김현수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자신의 음역대가 아닌 목소리를 무리해서 흉내 내거나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목소리를 찾아 성대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