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아이가 설사하면 금식말고 영양 충분히 공급해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영유아 설사 식이요법

주부 박모(35)씨는 생후 8개월 된 딸이 설사를 심하게 하자, 인터넷 육아카페에 나온대로 이유식을 끊고 유당이 없는 설사 분유를 먹였다. 그러나 2주가 지나도 낫지 않아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설사로 손상된 장 점막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평소에 먹이던 이유식과 분유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 지시대로 딸에게 이유식과 분유를 먹였더니 설사는 사흘만에 그쳤다.

설사 식이요법 새 지침

설사는 감기 다음으로 영유아에서 흔한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한 해 150만명의 어린이가 설사로 사망해 소아 사망 원인 중 두번째로 많다. 설사를 멎게 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금식이나 분유를 희석해서 먹이는 것이 '상식'이었다. 유당은 소화흡수가 잘 안 된다는 이유로 모유나 분유를 끊고 유당이 없는 설사 분유를 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이 옳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 지침이 나왔다.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현 교수는 "종전의 식이요법은 배변 횟수가 줄어 설사가 낫는 것처럼 보이지만, 칼로리와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영양관리 지침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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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가 설사를 하면 금식을 시키는 게 상식처럼 알려졌지만, 전문가들은 빠른 회복을 위해 평소와 똑같이 먹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2008년 미국소아과학회,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 등에서는 영유아 설사의 경우에도 탈수가 없는 한 정상적인 음식 섭취(모유·분유 포함)를 바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탈수 증상이 있으면 수분 보충을 하고 4~6시간 뒤 정상 식이를 하는 게 좋다고 한다.

계명대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황진복 교수는 "모유를 포함한 식품에는 성장인자, 항감염인자 등 손상된 장 점막이 빠르게 재생할 수 있는 성분이 풍부해 설사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과일은 소량만 먹여야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가 권고한 설사 시 영유아 식이요법 중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분유에 쌀미음 섞어 먹이기=맛이 좋아지고, 탄수화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쌀미음은 손상된 장 점막에서도 흡수가 잘 되며 분유 속 유당의 흡수도 함께 도와준다.

바나나·살코기 먹이기=설사 시 부족하기 쉬운 칼륨, 아연, 단백질 등을 보충할 수 있다. 다만 소화 흡수가 잘 되도록 완전히 익히고 잘게 으깨서 준다. 계란국, 계란찜도 좋다.

식물성 기름 먹이기= 설사를 하면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방은 열량을 쉽고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 과도한 장 운동을 감소시켜 설사를 멎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화가 잘 안되는 동물성 기름은 피하고 식물성 기름을 이유식을 만들 때 5~10mL 정도 넣는다.

과일 주스는 희석해 먹이기=당도(糖度) 높은 식품 등은 설사를 악화시킨다. 과일은 당도가 높으므로 가급적 소량만 먹고, 과일주스는 물에 희석해 먹인다.

유산균 제제 도움=설사 초기에 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과 같은 유산균을 먹이면 장 점막이 튼튼해지고 장 기능이 정상화 돼 설사 기간이 단축된다. 단, 생균이 100억~1000억 마리 이상 들어있는 제품을 먹여야 한다.

3~4시간마다 먹이기=분유와 이유식은 3~4시간마다 하루 6번 정도 먹인다. 여러 번 나눠 먹어야 소화 흡수가 잘된다. 생후 6개월 미만의 분유와 모유를 모두 먹는 아기는 분유보다 모유 수유를 늘린다.

설사로 인해 체중이 줄어들었다면 정상 회복 될 때까지 평소보다 식사횟수를 한번 더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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