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세균(박테리아)은 인체에 들어와 감염성 질병을 일으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만 생존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크기가 훨씬 작다. 세균의 크기는 1~5㎛(100만분의 1미터)인데 바이러스는 0.05~0.1㎛에 불과해서 세균보다 최고 100분의1 정도로 작다. 세균은 하나의 세포로 이뤄져 있으며 세포벽, 세포막, 유전정보(DNA, RNA)가 들어있는 핵, 단백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비해 바이러스는 유전정보가 들어있는 핵(RNA 또는 DNA)이 단백질에 둘러싸여 있을 뿐 세포가 아니다.




이미지
수두·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수두바이러스(왼쪽)와 폐렴을 유발하는 폐렴구균. /한국MSD·GSK 제공
세균은 세포 분열을 통해 증식하는 반면, 바이러스는 독자적으로 증식하지 못하고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서 증식한다는 점이 가장 특징적인 차이다. 세균은 핵과 여러 가지 소기관을 갖추고 있어 에너지를 소비하며 핵을 증식시키고 분리시켜 그 수를 늘려간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유전물질만 가지고 인간의 세포 속에 들어가서 그 세포의 효소, 단백질 등을 이용해서 그 수를 늘려 나간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떤 생명 활동도 하지 않아 무생물로 보는 과학자도 있다.

◇바이러스가 생명력·전염력 박테리아보다 강해

세균은 피부 상처나 호흡 등을 통해 인체로 침입한다. 바이러스는 혈액, 타액,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며, 각각의 바이러스가 선호하는 세포에 달라 붙어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소독약이나 열에 강하고, 전염 정도가 세균보다 빠르며, 돌연변이 확률이 더 높다.

치료를 할 때에는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를, 세균은 항생제를 각각 쓴다. 두 약제 모두 바이러스·세균이 복제, 증식되는 것을 최대한 막는 역할을 한다. 보통 바이러스나 세균은 인체에 침입하면 면역세포가 이를 기억하기 때문에 재감염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매번 변형돼 반복 감염이 될 수 있고, 수두바이러스처럼 한 번 감염되면 박멸이 안되고 인간과 공존하는 만성 잠복 바이러스도 있다.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대표 질병으로는 감기, 독감, 수두, 대상포진, 간염, 소아마비, 에이즈 등이 있다. 세균이 일으키는 대표 질병으로는 폐렴, 결핵, 파상풍 등이 있다.

도움말=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문수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