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 후 식이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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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억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
3개월 전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으러 와서 "체중이 계속 빠지는데 혹시 암이 재발한 게 아닐까"라며 걱정했다. 위암 진단을 받기 전에 몸무게가 급격히 줄고 피로를 쉽게 느끼는 증상 때문에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위암 판정을 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 충분히 이해됐다.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대부분 수술 후 체중 감소 때문에 고민한다. 하지만, 위암 수술 이후 체중 감소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가 국립암센터에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1554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체중변화와 암 재발 및 생존율을 분석해 보니, 위절제 이후 예전과 같은 체중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수술 6개월이 지나면 환자의 70% 정도는 체중이 안정화한다. 수술 전 체중이 많이 나갔던 사람이 수술 후 체중이 더 많이 줄어들고, 마른 체형인 사람일수록 체중 안정화는 빨리 나타난다.

암으로 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절제한 뒤 체중이 감소하는 것은 위의 크기가 작아져서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고, 먹어도 소화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위절제술 후 급격한 체중 감소는 위암의 재발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수술한 지 1년 이내에 체중이 감소하는 것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수술 후에 식사량을 적게 유지하며 체중을 알맞게 관리하는 것이 재발을 막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필자의 환자 한 명은 위암 수술 전 체중이 100㎏ 이상인 비만이었지만, 수술 후 서서히 체중이 30㎏ 줄어들면서 고혈압이 좋아지고 당뇨병도 개선됐다. 그 결과, 오히려 수술 이전보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

의사는 "위암 수술 뒤에는 식사를 소량 자주 하라"고 권하지만 환자가 지키기 쉽지는 않다. 위의 일부를 절제했을 때는 식사를 하루 여섯 끼로, 전체를 절제한 경우는 아홉 끼로 나눠 먹으라고 권장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한 번에 반 공기 이하의 밥을 30분 이상에 걸쳐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야 한다. 끼니당 식사량은 1년 정도 지나면 대부분이 수술 이전에 가깝게 늘어난다.

환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위암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먹지 못하는 음식은 없다. 식사량이 줄어서 살이 너무 많이 빠지는 것이 걱정되면 끼니 중간에 과일이나 빵 등 간식을 챙겨먹어도 좋다. 너무 달아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음식만 피하면 된다.

위암 수술 후 5년간은 체중 감소 및 전신 상태 변화를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한다. 5년이 지나면 위암이 재발할 확률이 거의 없어지므로, 완치됐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