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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평생 복용 안 해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장기이식을 해도 앞으로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다. 그 첫 수해자는 소아 당뇨병(1형 당뇨병)을 앓는 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면역억제 문제와 여러 사람의 췌도를 이식받는 문제도 해결돼,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는데까지 췌도이식수술이 쓰이는 등 당뇨수술의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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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병리과 박성회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면역조절항체(MD-3 항체)가 당뇨병에 걸린 원숭이에게 돼지 췌도(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를 이식했을 때(이종이식:총 4마리)와 당뇨병에 걸린 원숭이에게 원숭이 췌도를 이식했을 때(동종이식:총 2마리) 모두 면역세포를 무력화시켜서 추가적인 면역억제제를 거의 쓰지 않고도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고 23일 밝혔다. 내년 말에는 실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췌도이식 후 이 항체를 쓰는 임상연구를 계획하고 있는데, 1년 이내 모든 면역억제제를 끊는 연구까지 시도할 예정이다.

박성회 교수는 "이식수술을 하면 보통 5~6개의 면역억제제를 쓰기 때문에 우리 몸의 정상 면역기능이 망가지게 된다"며 "그러나 MD-3를 이식수술 후 2번에 나눠 주입했더니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서 정규군 역할을 하는 B세포와 T세포를 조절해서 성공적인 이식수술 결과를 내놨다"고 말했다.

또 박성회 교수팀은 당뇨병에 걸린 원숭이에게 돼지 췌도를 이식한 뒤 혈당이 조절되지 않은 원숭이에게 원숭이의 췌도를 이식했는데, MD-3 항체와 면역억제제 중 효과가 가장 약한 라파마이신만으로 혈당이 정상적으로 조절됐다. 박성회 교수는 "향후 당뇨병 환자에게 돼지췌도를 먼저 이식하고 추후 필요하면 동종췌도를 이식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박성회 교수팀은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는 MD-3 항체(MD-3 키메라 항체)를 개발한 다음, 당뇨병 원숭이에게 이종 또는 동종 췌도이식 수술를 해서 모두 효능을 검증해냈다. 박성회 교수는 "탄수화물 구조가 다른 항체가 인체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데, 항체의 75% 이상을 사람의 항체 성분으로 바꿔서 더 오래 효능이 지속되게 하고 면역반응 부작용을 크게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성회 교수팀은 동종이식을 할 때, 한 마리의 원숭이의 췌도만 이식했다. 현재 국내 췌도이식 시에는 2~4명의 뇌사자로부터 췌도를 채취하는 실정이다. 이식할 대상자 수가 줄어듬으로써 앞으로 당뇨수술 적용 범위까지 넓어질 수 있는 셈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박정규 교수는 "현재는 췌도이식은 합병증이 심각한 1형 당뇨병 환자와 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에게 시도되고 있는데, MD-3 항체를 기반으로 한 우리 병원의 임상연구가 성공하면 당뇨병 합병증을 막는 적극적인 치료법으로까지 췌도이식수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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