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이 정말 의사 처방 필요할까?

최근 경구(사전)피임약에 대한 의약품 재분류 때문에 말이 많다. 약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었던 경구피임약이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는 방침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경구피임약, 뭐가 문제인걸까?




이미지
사진-조선일보DB
현재 가장 높은 피임 성공률을 보이는 것은 경구피임약이다. 제대로 복용할 경우 거의 100%에 가까운 피임률을 보인다. 흔히 복용하는 피임약은 복합제제 경구피임약으로 두 가지 호르몬(황체호르몬과 난포호르몬)을 합성해 만든 것이다. 3주 동안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한다. 그 다음 7일간은 복용을 중지하는데 이 기간에 월경 비슷한 출혈이 있을 수 있다. 3주 동안 약을 빠뜨리지 않고 복용하면 약을 먹지 않은 일주일 동안은 임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간에 약을 하루라도 빠뜨리게 되면 호르몬 분비로 배란이 돼 임신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12시간 내에 2알을 먹으면 황체호르몬 분비를 막아서 피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12시간이 지났으면 7일 동안 혹은 나머지 정제를 모두 복용할 때까지 성관계 시 콘돔 등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높은 피임률을 보이는 경구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복용 후 오심, 구토, 유방통, 체중 증가, 소화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약이 체내 대사, 심혈관계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사용되는 경구피임제의 경우 난포호르몬의 용량을 줄여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경구피임제를 복용하면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빈도를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또 월경통을 줄여주고, 월경으로 인한 빈혈을 예방하며, 골반 내 염증 질환을 줄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때 특히 주의할 사람들이 있다. 전문의와 상담 후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이유다. 35세 이상의 흡연자는 심혈관 질환, 특히 하지 혈전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현재 임신 계획 중이거나, 중풍, 급성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혈중 중성지방이 아주 높은 경우, 과거에 유방암이나 자궁암을 앓은 경우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월경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경우도 다른 이상이 없는지 검사한 후에 피임약 복용을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