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만성화로 '장상피화생' 50·60대 30% 넘게 발견돼
위암 조기 진단 위해 매년 내시경 검사 받아야

이 현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당장 문제가 없지만, 없을 때보다 위암의 발병 위험이 11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에 평소 주의 깊게 체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상피화생, 위암 발병률 11배 높아
위 점막이 장 점막으로 변하는 까닭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만성 위염인 위축성 위염(위 점막이 얇아짐)을 거쳐 장상피화생이 되므로, 위 벽이 장기간 염증에 노출되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헬리코박터균이나 짜고 자극적인 음식, 담배 연기 때문에 위 벽에 염증이 생기는 초기에는 위 점막의 세포가 떨어지고 다시 생기면서 치유된다. 문제는 이 염증이 반복되면서 만성화된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위 점막 세포가 떨어지고 새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염증 요인이 간여해서 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바뀌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위 점막은 붉은색이고 위액을 분비하는 샘이 있으나, 장상피화생 위 점막은 회백색이고 위액 분비샘도 사라진다.

장상피화생이 악화돼도 소화불량·복통 같은 특이 증상은 없다. 위암으로 진행될 위험만 올린다. 김나영 교수팀이 위가 정상인 그룹(671명)과 장상피화생이 있는 그룹(249명)으로 나눠 위암 발병률을 조사했더니, 장상피화생이 있는 그룹이 10만명 당 187명 꼴, 없는 그룹이 10만명 당 17명 꼴로 위암이 생겼다.
◇위암 앓은 가족 있으면 제균치료해야
장상피화생은 위내시경 검사로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장상피화생의 진행을 막기 위해 짜고 매운 음식이나 훈제 음식을 피하고, 금연할 것을 권하고 있다. 장상피화생이 발견되면 1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을 해야 한다. 위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다. 김나영 교수팀이 장상피화생 환자의 위내시경 검사 기간을 1년 이내와 1년 이상으로 나눠 조기 위암 발견율을 조사했더니, 1년 이내일 때는 67%, 1년 이상일 때는 36%였다.
김 교수는 "위암을 앓은 직계가족이 있는 사람 중 위에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이를 없애는 제균치료를 반드시 받으라"고 충고했다. 보통 가족 간 감염되는 헬리코박터균은 독성이 있는 균과 없는 균으로 나뉘는데, 헬리코박터균 탓에 위암을 앓은 가족이 있는 사람은 독성이 강한 균일 가능성이 커서 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