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선수들은 종목따라 시력교정 달리한다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2/07/23 16:14
런던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막바지 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한 시력 보존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시력보다 중요한 동체시력
선수들에게 시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동체시력이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시력은 정지한 상태에서 시력판에 있는 숫자를 보는 능력을 나타내는 정지 시력인 반면, 동체시력은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하는 능력을 나타낸다.
멀리 있는 작은 사물을 잘 식별하는 사람이 움직이는 차창 밖의 가까운 물체는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지시력은 좋지만 동체시력이 나쁜 케이스다. 동체시력은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떨어진다. 동체시력이 좋으면 상대방이나 물체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선수에게 특히 유리하다.
동체시력은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 야구선수 이치로는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지나가는 자동차 번호판을 읽고 더하는 등의 방법으로 동체시력을 높이는 훈련을 실시했다.
동체시력은 정지시력과 비례하지 않지만, 정지시력이 나쁜데 동체시력만 좋을 수는 없다. 따라서 시력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선수들로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야구선수의 경우 안경테는 타격감을 미묘하게 방해하고,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상대와의 충돌이 심한 종목일 경우 착용했던 렌즈가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불편을 덜기 위해 운동선수들은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을 받기도 한다.
강남서울밝은안과 백형일 원장은 “격투기나 럭비, 농구 등 상대선수와의 충돌이 많은 종목의 선수는 눈이 외상이나 충격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각막 상피를 제거하고, 각막의 실질층만 레이저로 깎는 라섹이, 신체적 부딪힘이 덜한 야구나 골프, 사격선수는 라식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개인특성·종목 따라 교정 방법 달라
골프황제 타이거우즈가 라식을 받은 후, 수술 전에는 사물을 실제 크기보다 작게 보다가 수술 후 더 크게 보게 되어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보통 안경알 도수가 1디옵터 올라가면 물체의 크기는 1%씩 작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시력교정술로 안경을 벗으면 해당 디옵터에 비례해 물체가 크게 보이기 때문에 선수에게는 공이 수박만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운동선수는 여전히 시력교정술에 조심스럽다. 한 해 53개의 홈런을 날리며 거포로 명성을 떨쳤던 심정수 선수는 시력교정술 후 나타난 야간 빛 번짐 후유증으로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었다.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 신지애 선수는 라식 수술 뒤 나타난 안구건조증과 눈부심 등의 후유증으로 일본 여자프로 골프투어에 결장하기도 했다.
강남서울밝은안과 백형일 원장은 “시력교정이 운동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일조하는 것은 분명하나 종목과 선수 개인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옵티플러스 라식이나 플라세럼 라섹처럼 부작용을 최소화한 수술이 도입되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