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이어온 내시경 수술
다양한 통증 완화 방법 도입
진통제 투여량도 환자가 조절

2년 전 축농증과 비중격만곡증(코 안을 두개로 구분하는 벽이 휘어져 코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출혈·코막힘이 잦은 증상)을 진단받은 여고생 심모(18·서울 중구)양은 지난해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수술을 받았다. 그 뒤 심양은 마음이 편해져 공부할 때 집중이 더 잘 됐다.

여름방학을 맞아 심양처럼 코질환 수술을 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충분한 회복기간이 필요한 코 질환 수술에는 방학이 적기이기 때문이다. 또 여름엔 습도가 높아 수술 부위의 점막 재생 속도가 빠르다. 하나이비인후과 코전문클리닉 정도광 원장은 “여름방학인 7~8월에는 비염·비중격만곡증·축농증 등 코 질환 수술을 하는 학생의 수가 다른 때에 비해 약 3배 늘어난다”고 말했다.

출혈 적고 회복 빠른 내시경 수술

축농증 수술은 국소 마취를 한 다음 피부 절개 없이 내시경으로 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재발률도 적다. 전신을 마취한 뒤 잇몸 뼈를 절개한 후 부비동 속의 고름과 염증을 제거했던 수술 방식에 비해 안전하다. 그러나 내시경 수술도 마냥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수술을 할 때, 코 안쪽에 있는 눈과 뇌를 구분해놓은 얇은 뼈를 건드리면 실명·뇌막염 등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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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이비인후과 코전문클리닉 이용배 원장이 비중격만곡증과 축농증 수술을 동시에 하고 있다. 코 질환은 생 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 생활에 불편을 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이 때문에 내시경 수술도 숙련된 전문의에게서 받는 것이 좋다. 하나이비인후과 코전문클리닉 이용배 원장은 "우리 병원은 개원 초기인 1995년부터 내시경을 이용한 축농증 수술을 했고, 2006년 다른 대학병원을 제치고 축농증 수술 건수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전문화된 병원"이라고 말했다.

내시경 수술은 10세 미만 어린이가 주로 받는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에도 쓰인다. 이 질환도 편도가 건조하면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느리고 통증이 심해지므로 여름에 받는 것이 좋다. 피부 절개 없이 국소 마취를 한 뒤 입을 통해 내시경을집어 넣어 비대해진 편도와 아데노이드 위치를 파악한다. 그 다음, 섭씨 40~70도의 고주파인 코블레이터로 그 부위를 절제한다.

축농증,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은 입원부터 퇴원까지 3일 정도 걸린다. 다만 2~3일에 한 번씩 2~3주간 병원을 찾아 경과를 살펴야 한다. 여러 코 수술을 동시에 받는다고 해서 회복 기간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코 안에서 저절로 녹는 솜, 환자 통증 줄인다

코 수술을 하면 지혈을 위해 콧속에 거즈를 넣는다. 코가 답답하면 잠깐 거즈를 빼는데, 그 과정에서 환자는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그러나 코에서 저절로 녹는 솜을 쓰면 환자가 열흘간 솜을 넣고 있어도 통증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솜이 사라지면서 저절로 항염 작용을 한다. 다만 15~20만원의 비용이 든다.

환자가 직접 통증을 조절하는 '자가통증조절장치(PCA)'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통증이 심하면 환자가 손목에 찬 버튼을 눌러 진통제 투여량을 늘릴 수 있다. 환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용량을 미리 정해놓기 때문에 과다 투여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3만원 정도 추가비용이 든다. 솜과 자가통증조절장치 모두 사용하지 않는 이비인후과도 많지만, 하나이비인후과는 이처럼 다양한 통증 조절 관리 방법을 도입했다.

코·귀·두경부 특성화센터로 전문성 높여

이비인후과는 말 그대로 귀와 코, 목구멍의 모든 질환을 고치는 곳이다. 하나이비인후과는 코, 귀 등 특정 부위만 보는 데서 탈피해 이비인후과 진료과목 전체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진료 시스템을 갖췄다.

코 전문클리닉 이외에 두경부(頭頸部·뇌를 제외한 머리와 목 부위) 전문클리닉에서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였던 주형로 박사가 두경부 질환을 진찰한다. 대표적인 두경부 질환인 갑상선암의 경우 외래 당일에 오랜 시간 걸리지 않고 바로 검사받을 수 있으며, 암 수술은 2~3주 안에 받을 수 있다. 귀 전문클리닉에선 국내 최초 인공와우 수술에 성공했던 세브란스병원 교수 출신 김희남 박사가 난청, 이명 등 귀 질환을 본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하나이비인후과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에 뽑히기도 했다. 주형로 박사는 "총 13명의 의료진이 이비인후과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