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푸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소금‥'양날의 검'
취재 이태경 헬스조선 기자 | 사진 김성만(스튜디오100)
입력 2012/07/08 00:43
소금에 가장 많은 나트륨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소금은 대표적인 조미료다. 바닷물에 천연 상태로 2.8% 정도 들어 있고, 암석인 암염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먹는 소금은 ‘식염’이라 해서 나트륨(Na) 40%, 염소(Cl) 60% 로 구성되어 있다. 소금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금 소비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고혈압·심장병과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는 소금에 대한 경계심을 높인다. 이는 소금섭취량을 줄이면 이같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01 나트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소금의 나트륨과 염소 중 고혈압을 일으키는 등 각종 질병과 관련 있는 성분은 나트륨이다. 나트륨은 체액이나 혈액 양을 유지시켜 우리 몸에 일정량의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생명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 나트륨은 신경자극 전달에 관여하며, 신장에서 다시 흡수되어 산을 배설시켜 우리 몸의 체액을 약알칼리로 유지시킨다. 나트륨은 세포막을 통해 이동하면서 포도당과 아미노산 흡수에도 관여한다. 이 모든 생리작용을 하는 데 필요한 나트륨 양은 소금으로 하루 1g 미만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금을 하루에 0.4~0.6g만 섭취한 집단에서 소금 결핍 현상인 저혈압과 구토, 쇼크반응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인체 생리작용에 필요한 나트륨 양이 얼마나 적은지를 방증하는 결과다.
02 과다한 나트륨 섭취, 왜 안 좋은가?
나트륨은 물을 끌어들이는 성질이 있다. 몸속으로 들어간 나트륨은 주변으로부터 물을 끌어당기는데, 그 결과 혈액 양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한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혈압을 높일 뿐 아니라 고혈압과 관련된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인다. 또한 나트륨은 위 점막 상피세포의 과다한 분화를 촉진하고 발암물질의 작용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한편 나트륨에 의한 혈압 증가 현상이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같은 양의 나트륨을 섭취해도 혈압 상승 없이 나트륨을 잘 배설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나트륨 섭취가 조금만 증가해도 나트륨을 배설하기 위해 혈압이 상승한다. 나트륨을 배설하는 데 정상보다 높은 혈압이 요구되거나, 나트륨 섭취량이 증가했을 때 혈압이 5% 이상 증가하면 ‘나트륨 민감성’이라고 말한다. 나트륨 민감성인 사람은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쉽게 고혈압이 된다. 반면에 나트륨 섭취가 증가해도 혈압이 약간 상승하거나 거의 상승하지 않는 사람은 ‘나트륨 저항성’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비만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신장 기능이 저하될수록 나트륨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진다.
뇌·심혈관 질환
혈관 질환은 혈관에 이상이 생겨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병이다. 특히 혈관 질환은 뇌·심장처럼 우리 몸에서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하는 기관에 발병하면 치명적이다. 나트륨은 심근경색, 뇌졸중, 협심증, 중풍 등 혈관 질환과 밀접한 관련 있다. 서양의 경우 뇌·심혈관 질환은 비만·당뇨병 환자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혈관 안에 축적된 지방이 동맥경화를 유발해 결과적으로 뇌·심혈관 질환을 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비만률이 낮은 편이지만 뇌·심혈관 질환 비율이 높은 것은 나트륨 섭취량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측한다.
위암
위암은 위 점막에 주로 발생하는데, 위 점막을 훼손시키는 대표 원인이 과도한 나트륨 섭취다. 나트륨이 농축된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 점막을 파괴하면서 위축성위염을 일으킨다. 또 발암물질이 위에 침투하는 것을 도와 위암을 유발한다. 위 점막에 기생하여 위염을 위암으로 진전시키는 헬리코박터균 또한 나트륨과 밀접하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이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헬리코박터의 발암성을 증가시킨다.
비만
비만은 단순한 과체중 증상이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 질환 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상 체중인 사람은 나트륨 섭취와 뇌졸중과의 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반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이 나트륨을 하루 약 3000mg(소금 5.8g) 섭취할 경우 뇌졸중 발생률이 32% 증가했다. 다른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61%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골다공증
나트륨은 몸 밖으로 배설될 때 칼슘과 같이 배설된다. 몸속에 나트륨이 증가하면 몸 밖으로 나트륨이 배출될 때 칼슘 배출량이 함께 증가한다. 특히 노인은 나트륨 섭취를 며칠만 높여도 소변으로 배설되는 칼슘이 급격히 증가한다. 고혈압 환자도 위험하다. 고혈압 환자가 나트륨 섭취를 늘리면 혈압이 정상인 사람보다 칼슘 배설이 더욱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