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나이들수록 사레 잘 걸린다‥도대체 왜?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2/07/04 17:53
◇성대마비 - 갑작스런 목소리변화, 각종 암의 전조증상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하루에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태울 정도의 애연가다. 언제부터인가 숨을 쉬는 것이 힘들고 쉰 목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감기 때문 이겠거니 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이모씨는 주변에서 ‘목소리가 왜 그러냐’라는 말을 자주 듣고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검사결과 한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 성대마비였다.
평소 담배를 많이 피우고 기침과 객담 증상을 심상치 않게 본 김형태 원장은 성대마비의 원인을 암으로 의심, 대학병원에 흉부 엑스선 촬영 및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의뢰하였다. 검사 결과 이씨의 성대마비의 원인은 폐암으로 나타났다.
성대는 목의 좌, 우 양쪽에 위치한 크기 2㎝ 미만의 기관으로 말을 할 때 양측의 성대가 서로 밀착하며 진동을 유발해 소리를 낸다. 성대 진동을 조절하는 후두 신경은 뇌에서 시작하여 후두, 갑상선, 식도, 폐 등 가슴의 주요 부위를 길게 주행한다. 이 주행경로에 있는 갑상선, 식도, 폐 등에 암이 생길 경우 후두신경에 전이 되기 쉬워 성대마비가 오는 것이다. 또 후두 신경 주위에 있는 기관의 수술로 인해 전이된 후두신경을 절단할 경우 성대마비가 오기도 한다.
성대마비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한다고 해도 한 번 손상된 후두 신경은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쉰 목소리는 회복되지 않으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노인성후두·성대결절·성대폴립 - 목소리도 늙고, 병든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목이 쉬고 사레가 잘 걸리는 증상을 ‘노인성후두’라 한다. 노인성후두는 50~60세 이후 몸의 전반적인 노화와 함께 성대 근육이 위축되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단순히 목소리가 변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심해질 경우 대화나 식사 등 일상생활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성대마비와 마찬가지로 사레가 잘 일어나 폐기능 저하와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폐렴이 발병할 경우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천식, 기관지염, 폐결핵 등 폐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일 경우 사망률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를 주위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지속적으로 쉰 목소리가 나오고 고음에서 잘 갈라지는 등의 이상이 동반된다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목소리의 과다사용이나 스포츠 응원, 노래방에서의 고함 등으로 인해 성대에 굳은살이 생겨 자연스러운 발성이 안 되는 상태다. 성대폴립의 경우 한두 번의 고함에도 미세한 혈관이 터지면서 혹이 생길 수 있으며, 계속 자라므로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목에 통증도 없고 음식물을 삼키는 데에도 지장이 없어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무리한 목소리 사용을 삼가고 성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지나친 술과 담배는 성대에 자극을 초래함으로 삼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