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백일해 백신 5번 안 맞은 청소년(11세 이상), 어른 백신 꼭 맞아야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06/20 08:58
주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초기 대처 미비 전염 빨라
'사라진 전염병' 오해 예방 소홀, 5차 예방접종 20% 그쳐
발작적 기침 2주 이상 땐 검사
◇"의사도 감기와 구별 어려워"
2009년 이후 백일해는 한 지역에서 어린이가 집단적으로 감염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에게 백일해 백신을 끝까지 맞추지 않는 데다가, 의사들도 그동안 실제로 병을 본 적이 거의 없어서 초기 대처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영민 교수는 "대다수의 국내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20년 넘게 백일해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없다"며 "또,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백일해 환자가 오면 단순 감기로 오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백일해(DTaP) 백신은 생후 2·4·6개월과 15~18개월, 4~6세 때 총 5번 맞아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는 "부모의 상당수가 백일해를 멸종된 전염병이라고 착각하고 4차 접종부터는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며 "최근 집단 감염된 10대 청소년은 백일해 발병이 가장 적었던 1990년도 후반기에 영유아기를 보내면서 예방접종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경우"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5차 접종률은 20%에 그쳤다(질병관리본부 통계). 강 교수는 "제때 예방접종을 마치지 않은 아동 중 10세까지는 어린이용 백신을 맞고, 11세 이상 청소년은 성인용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 목적으로 항생제 쓰기도
백일해는 돌 이전 영유아에게 가장 위험하다. 폐렴 등 호흡기계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폐렴 합병증이 생긴 영유아의 절반은 결국 숨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을 5번 모두 맞아서 항체가 생기기 전인 영유아는 감염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기욱 교수는 "백일해 유행 지역에 사는 가족은 부모가 성인용 백신을 맞고, 사람 많은 곳에 아이를 데려가지 말라"고 말했다. 임신 중인 여성이 성인용 백신을 맞으면 태아에게 항체가 생겨서 출생 후 3~6개월 정도까지 감염을 막을 수 있지만 항체는 몇 달 안에 사라지므로, DTaP 백신을 반드시 맞춰야 한다.
백일해와 감기는 증상이 약간 다르지만〈표〉, 일반인이 정확히 구별하기는 힘들다. 윤기욱 교수는 "자녀가 감기 진단을 받았어도 2주 이상 발작적인 기침을 계속하면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 데려가서 백일해를 찾는 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PCR)를 시키라"고 말했다.
백일해로 진단되면 최소 5일간 격리시키고 항생제를 쓴다. 최근 3년 안에 추가 접종을 받지 않은 7세 미만 아동, 어릴 때 5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성인은 증상이 없어도 예방 목적으로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