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기도 폐쇄

별 반응이 없자 10여분이 지난 후 119에 신고했다고 한다. 119는 신고받고 5분 뒤에 도착했지만, 할머니의 심장은 멈춘 상태였다.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심장 박동을 되살리고 적극적인 응급 치료를 시행했으나, 이 할머니는 결국 식물인간 상태에 머물고 말았다.
음식물이 식도(食道)가 아닌 기도(氣道)에 잘못 들어가 기도를 막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일단 발생하면 매우 긴급한 상황이다. 기도 폐쇄는 이물질이 기도를 완전히 막는 '완전 기도 폐쇄'와 부분적으로 막는 '불완전 기도 폐쇄'가 있다. 완전 기도 폐쇄는 초응급 상황이다. 몇 분 안에 몸 안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서 저산소증에 빠지고, 이어 뇌 손상과 심장마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완전 기도 폐쇄가 발생하면 환자는 손으로 목 주위를 감싸게 되며, 호흡을 할 수 없고, 말이나 기침조차 전혀 할 수 없다. 어린이는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되고, 전혀 울 수도 없다.
기도가 완전히 폐쇄된 상태에 쓰는 응급 처치로, 독일 의사인 헨리 하임리히가 개발한 하임리히법이 있다. 응급 처치를 시술하는 사람은 기도가 폐쇄된 사람의 뒤로 돌아가서, 자신의 다리를 환자의 양 다리 사이에 낀다. 시술자는 한 손은 주먹 쥐고 다른 손으로 주먹을 감싼 뒤, 양 팔로 환자를 뒤에서 껴안듯이 잡는다.
그리고, 주먹으로 환자의 명치와 배꼽 사이를 세게 밀어 올리듯이 당긴다. 이 방법은 목이 막힌 사람이 1세 이상일 때에만 쓸 수 있다. 또,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는 시행하면 안 된다. 예전에는 일반인도 이 방법을 쓰도록 했지만, 시술 방법이 어렵고 부작용도 적지 않아서 최신 응급의학 가이드라인은 일반인이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
1세 미만의 영유아의 기도가 폐쇄된 경우에는, 아이를 엎드린 상태에서 시술자의 왼팔에 올려 놓고 왼손으로 턱을 꽉 잡아서 고정시킨 뒤에 오른손 손바닥으로 등을 세게 5회 친다. 이후 오른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잡고 엎드렸던 아이를 앞으로 돌린다. 왼손의 검지와 중지로 아이 가슴 중앙의 약간 아래 부분을 5회 세게 누른다. 이 과정을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하지만, 기도 폐쇄가 발생하면 이런 시술을 하기에 앞서 119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 119에서 구급차를 출동시키면서 더불어 전화상으로 적절한 대처법을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