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류마티스관절염을 앓던 가정주부 이모(44·서울 서대문구)씨는 올해 초 주치의로부터 "완치됐다"는 진단을 받고, 먹던 약을 모두 끊었다. 이씨는 "처음 진단받았을 때는 평생에 걸쳐 악화하는 병인 줄 알고 절망했는데, 꿈만 같다"고 말했다. 주치의는 "최신 진단법으로 병을 빨리 찾고, 초기부터 약물 치료와 운동 요법을 적극적으로 한 결과"라고 말했다.

불치병처럼 알려졌던 류마티스관절염이 완치 가능한 질병이 됐다. 관절에 더 이상 염증이 생기지 않아 관절이 붓지 않고 통증이 없으며, 혈액검사 상 염증 수치가 정상이고, 합병증 없이 전신까지 건강한 상태일 때 완치 판정을 내린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 최찬범 교수는 "전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70%는 최신 약물로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1명 꼴로 앓는다. 처음엔 관절에만 염증이 생기나 점점 뼈가 파괴되고, 악화 과정이 전신 관절로 퍼져서 결국 온몸에 심한 관절통이 생기고 뼈끼리 엉겨붙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병이 심할수록 심장병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10명 중 4명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는 미국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병의 치료법은 오래 전에는 스테로이드제제와 소염제를 사용한 대증 요법 정도였다. 그러나, 1990년대초 항류마티스약물이 개발되면서 완치를 넘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항류마티스약물은 예외없이 약마다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데다가, 사람마다 약의 효과가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러 약을 바꿔가며 적합한 치료제를 찾는 힘든 과정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완치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항류마티스약물을 대체하는 새로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가 나오면서 완치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신약은 기존 약보다 치료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
최찬범 교수는 "신약 개발과 함께 최근에는 조기 진단법이 새롭게 나오고 기존 약의 처방법이 발전하고 있어서 앞으로 완치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점점 늘 것"이라며 "초기 환자는 물론, 뼈까지 망가진 만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까지 완치 가능한 수준으로 치료법이 발전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