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생후 3개월부터 ‘목 가누기(아이를 일으켜 세웠을 때 목이 똑바로 세워짐)’를 한다. 그러나 이때부터도 목 가누기를 잘 못하는 아이는 자폐증 등 발달 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케네디 크리거 연구소(Kennedy Krieger Institute) 자폐관련장애치료센터의 레베카 란다 박사(존스홉킨스의과대학 정신과 교수)팀은 자폐아 형제가 있으면서 생후 평균 5.6개월 된 40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아기의 팔을 들고 상체를 일으켰을 때, 아기가 척추로 머리를 꼿꼿이 들고 있는지 혹은 그러지 못하는지 알아봤다. 조사는 아기가 6개월, 14개월, 24개월이 됐을 때 각각 목 가누기를 시험해보니 발달지체의 위험을 보였던 아이 중 75%가 목 가누기를 잘 못했다.

이에 대해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채규영 교수는 “운동 발달의 첫 번째 순서가 바로 목 가누기”라며 “목은 체중의 중심을 잡아줘 몸을 똑바로 세울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목 가누기를 하지 못하면 다른 동작도 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운증후군인 아이들도 목 가누기를 하는 데 오래 걸린다. 채규영 교수는 “목 가누기는 뇌 발달이 잘 되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며 “3개월 이후에 아이를 일으켜 세웠을 때 아이 목이 한쪽으로 계속 기운다면, 병원에 가서 진찰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선천적으로 뇌 발달이 늦지 않더라도, 부모 모르게 머리를 세게 부딪혀 뇌 발달이 늦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달 장애 중 자폐증이 포함된다. 그러나 목 가누기가 자폐증을 진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자폐증인 아이도 어렸을 때 목 가누기를 잘할 수도 있다. 

이 연구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자폐증연구학술회의(International Meeting for Autism Research)’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