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일반
폐경 호르몬요법, 건강상태 맞춰 골라 받으세요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05/16 08:41
◇국내 호르몬 치료 다시 늘어나
지난 2002년 미국 국립보건원(WHI)이 "폐경 여성에게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면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한 뒤, 국내의 여성호르몬 치료제 사용량은 몇 년간 계속 줄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치료제 사용량이 2002년 대비 8.3% 반등하는 등(대한폐경학회 자료), 최근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이 다시 늘고 있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박형무 교수는 "티볼론·드로스피레논 등 안전한 여성호르몬 치료제가 계속 나오고 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 대상이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진 60세 이상을 위주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티볼론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안드로겐을 복합해서 만든 약이다.
◇5~7년간 개인 맞춤형 처방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나이와 폐경 기간 등에 맞춰 적절한 치료제를 쓰면 유방암 걱정 없이 폐경기 증상을 극복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5~7년 치료한다"고 말했다.
▷고혈압·비만 여성=혈압을 낮추는 성분이 들어 있는 4세대 프로게스토겐인 '드로스피레논'을 에스트로겐과 병합해 사용한다. 드로스피레논은 체중을 감량시키는 효과도 있다.
▷간·소화기 약한 여성=크림이나 질좌제 형태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을 처방하면, 소화기에 부담을 주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유방통 있는 여성=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을 쓴 여성 중 치밀유방이 형성돼 유방에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는 티볼론을 쓰면 된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유방 밀도를 낮춰서 통증을 줄여 준다. 이와 함께, 성욕감소를 해결하고 성기능도 개선시킨다.
▷폐경 10년 이내·60세 이하=자궁 적출을 하지 않은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을 섞어 쓰는 기존 병합 요법을 쓰면 된다.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은 자궁 내막 세포 증식을 막아주는 프로게스토겐이 필요 없기 때문에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을 사용한다.
▷유방암 병력이 있는 여성=유방암 병력이 있거나 간질환, 담낭질환 등이 있다면 여성호르몬 치료를 권장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이소플라본이나 승마 추출물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항우울제인 가바펜틴도 처방한다. 여성호르몬 요법 대비 40~70% 정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