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몸에 좋다는 올리브·해바라기유, 정자 만드는 능력은 크게 떨어뜨리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04/11 08:44
육류 식사와 과도한 운동 정자 수·활동성 감소시켜
현미·참치류 섭취가 도움… 운동은 피곤하지 않을 정도만
◇고지방식하면 정자 수 감소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불임연구실 질 애트먼 박사팀은 이 병원 불임센터를 찾은 남성 99명을 대상으로 식생활과 정자 수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동안 섭취하는 총 칼로리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37%인 고지방식 그룹은 저지방식 그룹(지방 비율 26%)보다 정자 수가 평균 43% 적었다.
이 연구에 대해,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연구소 지희준 소장은 "지방 중에서도 포화지방산과 단일불포화지방산은 몸속에 들어오면 쉽게 산화되는데, 산화 과정에서 고환의 세포가 약해져 정자 생성 능력이 떨어진다"며 "이와 함께, 고지방식을 해서 비만이 되면 호르몬 균형이 깨져 정자가 잘 안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포화지방산은 육류와 가공식품에 든 지방이고, 단일불포화지방산은 올리브유, 해바라기유 등이다. 지희준 소장은 "올리브유·해바라기유 등은 일반적인 건강에는 좋지만 정자 생성에는 오히려 나쁘다"며 "반면, 현미·참치·연어 등 생선에 함유된 다불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면 정자 생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고지방 식사를 한 사람도 6개월 정도 식습관을 개선하면 정자 수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비타민C·E를 섭취하면 몸속 활성산소를 없애 정자 생성에 도움을 준다.
일본 야마구치대 연구팀은 남성 215명을 고강도 운동 그룹, 적정 운동 그룹, 비운동 그룹으로 나눠 정자 활동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고강도 그룹의 27%, 적정 그룹의 14.3%, 비 운동 그룹의 31%는 정자 활동성이 40%를 밑도는 '정자 활동성 부족 증상'을 보였다. 운동을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이 해도 정자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이 정자 활동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운동을 지나치게 하면 뇌가 정자 생성에 간여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억제하게 된다. 둘째, 고강도 운동으로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면 정자가 저장돼 있는 부고환의 온도까지 따라서 올라가 정자의 활동성을 떨어뜨린다.
지희준 소장은 "임신을 계획 중인 남성은 운동을 다음 날 피곤하지 않을 정도까지만 하는 게 좋다"며 "운동 중에서 수영이 정자의 활동성 증가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정자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고환과 부고환의 온도를 33~34도로 유지해야 하는데, 차가운 물속에서 수영하면 운동으로 인한 체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