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책가방 없는 날' 부활할 수 있을까?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2/03/22 09:37
가방이 무거우면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한다. 몸무게의 10%정도만 넘어도 몸은 틀어지고 배만 앞으로 나올 수 있다. 키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
1990년대는 특히 학생들의 무거운 가방무게를 놓고 사회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1996년 대전시교육청이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대전시 학생들의 책가방 평균무게는 초등학생 4.18㎏, 중학생 6.1㎏, 고교생 7.57㎏ 정도로, 초등학생 가방무게는 군인의 단독군장무게와 비슷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이를 주입식교육의 병폐이자 학생들의 성장발육을 막는 주원인으로 보고 ‘책가방 없는 날’을 실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이병원 김인철 원장(신경외과전문의)은 “부정렬증후군은 척추나 골반의 변형뿐만 아니라 신체불균형으로 인해 중추신경에도 영향을 미처 내부 장기나 다른 신체 각 기관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이를 방치하게 되면 척추가 좌우균형이 무너진 ‘척추측만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06~2010년) 심사결정 자료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10대가 46.5%로 가장 많았다. 오늘날 학생들의 책가방도 여전히 무거운 것이다. 교과서는 줄었지만 대신 IT기기들이 대중화되면서 MP3, 태블릿PC, 노트북 등을 책가방에 수납한다. 사교육의 열풍으로 학원교재가 교과서를 대신하기도 한다.
김인철 원장은 “척추측만증은 골격성장이 끝날 때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성장기간이 많이 남을수록 만곡도 더 심해지게 되며 20세가 넘게 되면 치료도 어렵다”며 “자녀가 요통을 자주 호소한다면 검사를 통해 측만여부를 확인하고 교정기나 도수치료 등을 통해 더 이상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책가방은 여전히 성장기 아동과 청소년들의 척추관절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995년의 ‘책가방 없는 날’을 부활시켜야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