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봄 불청객 콧물·재채기… 콧속 점막(하비갑개) 잘라내면 '뚝'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03/14 10:04
위축성 비염 - 습도 조절 못해 코피 잘 나, 비강 좁혀 건조한 공기 차단
비중격만곡증 - 감기에도 코 심하게 막혀… 휜 코뼈 펴서 공기 흐름 열어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원장은 "봄에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많아지고 일교차가 크며 공기가 건조해서 코 질환이 악화된다"며 "코 질환은 약물치료나 대증 요법이 듣지 않으면 수술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비염: 코 민감도 떨어뜨리는 수술
봄철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수는 다른 계절에 비해 20~30% 많다.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김지선 교수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써서 증상을 완화하지만, 약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의 3대 증상인 재채기·콧물·코막힘을 잡지 못하는 10% 정도의 환자는 코 점막의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수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레이저나 고주파 장비인 코블레이터로 점막을 태운 다음, 항원에 비교적 둔감한 새 살이 돋아나게 하는 원리이다. 수술은 보통 한 번 받으면 효과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수술받은 사람의 5% 정도는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서 재수술을 받는다.
정도광 원장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20% 정도는 이미 비강 아래에 있는 하비갑개가 커져 있는데, 이런 사람에겐 하비갑개점막하 절제술과 점막의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수술을 함께한다"고 말했다. 하비갑개가 커지면 콧구멍이 좁아져 숨쉬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레이저로 이 부위를 잘라내는데, 코막힘이 70~80%, 콧물·재채기가 60% 정도 완화된다.
◇위축성 비염: 비강 좁혀 주는 수술
위축성 비염도 봄철에 증상이 심해진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약물치료나 수술을 받으면 코 점막이 위축될 수 있다. 그러면 점막이 습도 조절을 제대로 못 해서 코딱지가 많이 생기고 코피도 잘 난다.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이경철 교수는 "거무스름한 녹색의 마른 코딱지가 생기면서 코에서 악취가 나면 위축성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며 "위축성 비염이 심해지면 인후두염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위축성 비염이 있으면 하루에 두세 번 따뜻한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해서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항생제 연고를 1주일 정도 바른다. 인후두염까지 진행된 사람은 비강을 좁혀서 건조한 공기가 콧속에 많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비중격만곡증이 있으면 가벼운 감기에만 걸려도 코가 심하게 막힌다. 환절기에 한쪽 코가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막히면 비중격만곡증 가능성이 있다. 정 원장은 "코를 좌우로 나누는 연골인 비중격이 휘어지면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한쪽이 집중적으로 막힌다"며 "전체 환자의 10~20%는 코 안을 촉촉하게 해 주는 치료로 코막힘이 완화되지 않는데, 이때는 비중격교정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서 지난해 비중격만곡증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7%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격만곡증과 알레르기성 비염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악화되므로 반드시 비중격교정술을 받아야 한다.
비중격교정술은, 부분마취한 뒤 휘어진 부분을 반듯하게 펴 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비중격 성장이 끝나는 15세 이후에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