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 걱정 마세요… 주름처럼 자연스러운 노화현상

이동혁 헬스조선 기자

주부 김영미(63·경기 용인시)씨는 몇 달 전부터 왼손 검지와 중지가 부어오르더니, 손가락 마디가 굵어졌다. 김씨는 류머티즘관절염이 아닌가 걱정하고 병원을 찾아갔지만, 의사는 "나이 들면 흔히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그냥 둬도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는 것 외에 별문제가 생기지 않으니 걱정말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팀은 65세 이상 남녀 378명을 대상으로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이 얼마나 흔한지 조사하고, 퇴행성 관절염이 손과 팔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65~69세 남성의 37%, 여성의 41%가 손가락에 퇴행성 관절염을 가지고 있었다. 70~74세는 49%(남)~67%(여), 75~ 79세 65~76%, 80세 이상은 86~ 9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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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으로 검지와 중지의 마디가 부은 여성의 손(왼쪽)과 이 여성의 손가락 연골이 닳아 울퉁불퉁해진 엑스레이 사진(오른쪽 원 안).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그러나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이 있어도 손아귀로 쥐는 힘(악력)이나 팔의 기능에는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으로 이번 조사 결과 나타났다.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생긴 사람도 거의 없었다. 공현식 교수는 "체중이 실리는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면 걷기 어렵고 통증이 심하지만, 손가락에 생긴 퇴행성 관절염은 통증이 없고 손이나 팔을 쓰는 데에도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따라서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 들면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 자연스러운 노화로 받아들이고, 지나친 염려나 불필요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공현식 교수는 "손가락 관절이 부으면서 손이 아프고 뻣뻣하거나 저린 증상이 동반되면, 퇴행성 관절염이 아니라 건초염(손가락 힘줄 염증)이나 손목터널증후군(손목 인대가 신경을 누름) 등 다른 질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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