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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는 불황, 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

헬스조선 편집팀

두 아이의 엄마인 주부 이모씨는 남편과 아이들을 출근, 등교 시키는 바쁜 아침이 지나고 나면 맥주 한 두 캔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무료함과 가사 스트레스에 마신 술은 처음에는 기분이 좋아졌지만 얼마 지나 허무함과 우울감이 밀려와 더 마시게 된 적이 많다. 직장인 김모씨는 잠에 들기 전이면 그날의 스트레스를 풀고,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을 한 두잔 마신다. 처음에는 1주일에 한 두 번이었던 횟수가 시간이 흐를수록 잦아졌고, 양도 점점 늘어났다.

◇한국 성인남녀 음주량 증가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전국의 성인남녀 1800명을 상대로 올해 주류 소비 행태를 조사한 결과, 1인당 한 달 평균 소주(360mL) 5.8병, 맥주(500mL) 7.2병, 탁주(750mL) 2병을 마시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주와 맥주는 작년보다 약 1% 증가했고 탁주는 4% 늘었다. 올해 가장 많이 찾은 술은 소주(47.8%), 맥주(35.5%), 탁주(3.9%) 순으로 집계됐다. 2009년부터 시작된 탁주 열풍이 점차 주류 시장 내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 중 76.7%는 월 1회 이상 음주를 한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1.1% 소폭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87.5%, 여성의 65.7%가 월 1회 이상 술을 마신다고 답했다.

◇깊어지는 불황의 골, 혼자 술로 달랜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마신 소주 72병, 맥주 84병. 새해 초 굳게 단주를 결심했어도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경기불황, 취업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아, 혹은 반주 삼아 혼자서 한 두 잔씩 술을 마시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혼자 술 마시기를 즐기는 사람은 나중에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알코올 의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알코올의존증은 술을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마심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기능을 해치는 만성적 행동장애다. 불황이 지속되고 삶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최근 알코올의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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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의존 상담환자 4명 중 3명‘혼자 마시는 술이 좋아’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에서 최근 5년간 알코올 의존 상담환자 286명(남자 240명, 여자 48명)을 인터뷰 조사한 결과, 알코올 중독 의심 환자 4명 중 3명 꼴인 75.4%가 ‘평소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즐겨한다’고 답했다. 특히 상담자 중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즐기는 여성의 비율이 82.3%로 남성 75%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알코올의존 의심 환자 연령대에서는 10대 0.3%(1명), 20대 3.8%(11명), 30대 18.5%(53명), 40대 32.2%(92명), 50대 29.4%(84명), 60대 이상 15.7%(45명)으로 나타나 사회적 활동이 왕성하고 대인관계도 활발해야 할 나이인 20~40대의 비율이 54.9%나 차지,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알코올 중독의 위험에 빠진 점 또한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다.

특징적으로는 ‘자기연민에 잘 빠지며 술로 해결하려 한다’는 사람이 전체의 75.1%,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 이를 참을 수 없다’가 71.3%, 환자의 85.8%는 ‘조금이라도 입에 술을 대면 혼자서라도 술을 계속 마시고 싶어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라고 답해 이러한 성향들이 알코올 의존 환자들이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을 즐기는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전문의들은 설명했다.

◇‘자기 연민’주된 이유‥특히 여성은 충동자살 위험까지 높아져
이처럼 스트레스나 괴로움을 잊기 위해, 혹은 무엇인가에 의존하게 위해 혼자서 술을 마시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혼자 술을 마시면 여럿이 대화를 나누며 마실 때보다 안주를 거르고, 빠르게 많이 마실 가능성이 커 신체 건강 문제는 물론 심각한 알코올의존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천성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 이수정 센터장(정신과 교수)은 “술에 취하면 당장 괴로움이 덜어지는 듯 느끼기 때문에 술에 의지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그러나 알코올은 우울과 불안을 조장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부분이 크게 다가와 오히려 절망적인 생각이 자리잡기 쉽다”고 말했다. 게다가 취한 상태에서는 충동적인 경향이 커져 후회할 행동을 저지를 우려도 있다. 이런 것을 잊기 위해 또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하면서 심리적인 의존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의존성도 자라게 된다.

◇괴로움 타개→음주→우울과 불안 가중→절망적 생각→충동적 술 의존 반복→알코올 중독
특히 여성이 혼자 마시는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데, 이는 정신적으로 더욱 위험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증과 불안증의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불안증은 음주를 조장하기도 하지만 음주로 우울증, 불안증이 심해질 수 있어, 결과적으로 자살 등 위험한 행동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자주 취하는 모습 무심코 지나치지 말아야.. 가족들의 관심 필요
문제는 혼자 술을 마시기 때문에 주위에서 음주 사실을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알코올 의존이 심각하게 진행될 때까지 방치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주부의 경우 혼자 있는 낮 시간에 음주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훨씬 커진 다음에야 가족이 알아차릴 수 있다. 

가족들은 행동에 문제가 없더라도 자주 취하는 일을 간과하지 않아야 조기 발견을 할 수 있다. 또한 취중의 행동이나 음주량을 기록하여 술을 깬 후에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준다. 알코올은 기억 장애를 일으키므로 음주 문제를 스스로 알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기에 음주 문제를 치료 받도록 권유하고 지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수정 교수는 “술을 매일 마시거나 습관적으로 술을 주로 혼자서 마시는 경우, 남들에게 주량을 줄여서 말하고 일과 활동을 술 마시기 위한 방향으로 선택, 조정하는 경우 특징적으로 알코올의존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술을 음식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회분위기도 문제다. 반주 삼아 한 두잔 술을 가볍게 여기고, 사회 생활과 대인관계의 필수적인 요소로 ‘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알코올 의존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청소년기부터 보다 확고한 알코올 교육이 절실하며, 본격 음주가 시작되는 대학생들에게 특히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알코올의존 자가진단법>
*4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알코올 의존상태
① 자기 연민에 잘 빠지며 술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②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③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술을 마신다.
④ 취기가 오르면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다.
⑤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을 거의 참을 수가 없다.
⑥ 최근에 취중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2회/6개월 이상).
⑦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술이 해로웠다고 느낀다.
⑧ 술로 인해 직장일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
⑨ 술로 인해 배우자 (보호자)가 나를 떠났거나 떠난다고 위협한다.
⑩ 술이 깨면 진땀, 손떨림, 불안이나 좌절 혹은 불면을 경험한다.
⑪ 술이 깨면서 공포(섬망)나 몸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경험하거나 혹은 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⑫ 술로 인해 생긴 문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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