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위 치료·관리

환부의 형태·깊이 등을 따져 위병을 분류하는 양방과 달리, 한방은 증상과 전체적인 신체 상태 등을 기준으로 위허증(胃虛證)·위한증(胃寒證)·위열증(胃熱證)·위실증(胃實證) 4개 병증으로 나눠 진단·치료한다. 위병의 원인은 한방도 양방과 유사하게 보며, 여기에 양기나 진액 부족·어혈 등도 포함한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김진성 교수는 "맥과 복부·혀·대변·정서 상태 등을 두루 살펴 진단한다"며 "또 한방 환자는 대부분 위내시경 같은 양방 검사·치료를 함께 받으므로, 양방 진료 결과도 반영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위병을 앓은 사람은 주 2~3회 6주간이 기본 치료이다. 원광대광주한방병원 한방내과 김동웅 교수는 "한 달간 치료해야 증상이 가라앉고 2~3개월간 치료해야 효과를 본다"며 "양방 약물치료와 한방 침·뜸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다"고 말했다.




이미지
한의사가 오랫동안 위병을 앓은 환자의 혀를 살피고 있다. 위병을 한방으로 치료할 때는 병증에 따라 조금씩 다른 생활관리법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어혈 뭉치고 열 많으면 강한 침 자극

4개 병증에 따라 쓰는 약이나 침 찌르는 법, 뜸 병행 여부 등이 다르다. 침 놓는 부위는 유사한데, 합곡(合谷·손)·내관(內關·팔)·족삼리(足三里·다리)·중완(中脘·배) 등이다.

▷위허증=식욕이 없고 속이 답답하거나 위가 타는 듯 아프거나 입이 마르고 구역질이 난다. 양기·진액이 부족해 위가 약한 상태이다. 침과 뜸을 병행한다. 양기 부족일 땐 인삼·황기·백출, 진액 부족일 땐 사삼·옥죽·맥문동 등을 탕약에 쓴다.

▷위한증=뻐근한 위통·구토·찬 손발·느린 맥이 특징이다. 혈액 순환이 안 돼 양기 부족으로 위 운동성이 떨어진다. 찬 성질의 무·배 같은 음식을 많이 먹거나 스트레스로 위의 양기가 손상돼 생긴다. 뜸이 가장 효과적이다. 약재로 인삼·건강·오수유를 쓰며, 침을 놓는다.

▷위열증=위통이 계속되고 변비·갈증·체중 감소·각혈을 동반할 수 있다. 열로 인한 진액 소모로 입이 마르고 속이 화하다. 뜸은 삼가며 침·한약으로 치료한다. 깊게 침을 찌르고 넣다 빼기를 반복해 자극을 많이 준다. 한약재로 청위산·황연·치자 등을 쓴다.

▷위실증=음식·어혈로 생긴다. 메슥거리고 대변이 묽을 땐 음식, 바늘로 찌르는 듯하며 식후 더 심한 통증·검은 대변은 어혈이 원인이다. 사혈(寫血)을 주로 한다. 침·뜸·한약도 쓴다. 침은 깊이 놓고 자극을 많이 준다. 원인이 음식일 땐 내소산·산사·지실, 어혈일 땐 실소산·목단피·홍화 등을 쓴다.

◇허한 기운 보할 땐 열 많은 음식 먹어야

한방 치료를 받을 때는 올바른 생활 관리를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위허증·위한증과 위열증·위실증은 생활관리법이 조금 다르다.




이미지
▷위허증·위한증=기운을 보(補)해야 한다.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김원일 교수는 "열이 많은 봄나물·닭고기·마늘을 불로 조리해 먹는데, 뜨거운 기운의 음식만 먹으면 위열증이 올 수 있으니 매 끼니마다 찬 기운의 음식을 30% 정도 넣으라"고 말했다. 인삼·홍삼·꿀로 만든 차를 하루 세 번 마신다. 과일은 신맛 과일·열대과일·복숭아·사과·감이 좋다. 마사지로 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운동은 식후 가벼운 산책이나 체조가 적합하다.

▷위열증·위실증=몸에서 열을 빼야 한다. 찬 기운의 녹황채소·양배추·무를 되도록 가열하지 않고 먹는다. 배·수박·딸기·포도가 좋다. 돼지·오리·쇠고기는 굽기보다 삶아 먹는다. 위경련이 있으면 계란껍질·굴껍질을 씻어서 후라이팬에 구운 다음 빻아 매일 반 티스푼 먹는다. 역류성식도염이 잦으므로, 잘 때는 이불을 등에 대 상체가 15도 일어나도록 한다. 수영·등산 같은 전신운동이 좋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