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메디컬 포커스] 소아어지럼증_"엄마, 어지러워"하다가 잠들면 뇌 검사 시켜야
전병선 관악이비인후과 원장
입력 2012/02/22 09:01
소아 어지럼증은 전체 어린이의 10% 정도가 경험할 만큼 흔하다. 소아 어지럼증은 성인 어지럼증과는 다른 다양한 원인 질환이 있다. 소아양성발작성 어지럼증, 편두통성 어지럼증, 중이염에 의한 어지럼증 등이 주 원인이다.
어린이가 어지럽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어지럼증이 있었는지 아니면 자녀가 부모에게 다른 것을 얻으려고 어지러운 척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학교 가기 전, 시험 직전, 형제와 싸우거나 부모한테 야단을 맞은 후에만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2차적 이득을 얻으려고 꾀병을 부렸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잘 놀다가 어지럽다고 하거나, 특정한 상황만이 아니라 수시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드러눕거나 구역질 등을 동반하면 꾀병이 아니다.
의사표현력이 약한 어린 자녀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면 부모는 상황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식은땀, 창백감, 두통, 구역질 등을 동반하면서 증상이 몇 초에서 몇 분간 짧게 나타났다가 완벽하게 사라지면 소아양성발작성 어지럼증 가능성이 높다. 어지럼증과 동시에 의식을 잃거나, 발작 후 잠을 자거나, 보행장애가 있거나, 머리를 부딪힌 외상의 과거력이 있다면 뇌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뇌파검사, 뇌 MRI 등의 정밀 검사를 시켜야 한다.
가장 흔한 소아양성발작성 어지럼증은 의학적으로 원인을 모른다. 증상이 자주 생기지 않고 가벼우면 어지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게 한다. 증상이 심하면 이비인후과에서 편두통약 등을 처방받는다. 흔히 3~4세에 처음 생기고, 발생빈도가 점차 증가해 매달 한두 번까지 늘어나다가 점차 줄어들어 10세를 전후해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하지만, 종종 청소년기까지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성인이 된 뒤 편두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방치하면 시력 발달이나 중추신경계 발육 부전 등의 다른 영구적인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어린 자녀가 어지럼증을 자주 호소하면 일단 병원에 데려가 원인을 파악하고 집에서 돌봐도 되는 수준인지, 본격적인 치료를 시켜야 하는 상태인지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