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30~40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관절 질환
취재 한미영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 서동원(바른세상병원 원장), 조승배(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소장), 김강일(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센터 정형외과 교수), 백용현(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센터 한방침구과 교수)
입력 2012/02/13 11:34
- 30~40대 무릎질환, 빠른 노화와 스포츠 손상 등이 원인
우리나라 국민의 무릎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의하면, 무릎관절 수술 환자가 연평균 20.8% 증가했다. 무릎관절질환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요즘에는 발병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30~40대에 많이 발병하는 무릎관절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Check it! ? 내 무릎관절은 건강한가?
[ ]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아프다.
[ ] 무릎이 무겁고 뻣뻣하다.
[ ] 한 달에 한 번 이상 아픈 경험이 있다.
[ ] 걸 을 때 아프고 뼈끼리 부딪치는 느낌이 있다. 약 먹을 때는 안 아프다.
[ ] 조금만 걸어도 무릎 주위가 붓거나 물이 찬다.
[ ] 1주일이 넘도록 무릎이 부었다.
[ ] 무릎이 삐걱거리는 느낌이 있거나 소리가 나고 아프다.
[ ] 밤에 무릎이 아파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 ] 무릎 안에 이물감을 느껴지고 손으로 만지면 아픈 부위가 있다.
[ ]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것이 끝까지 안 된다.
>> 체크 항목 결과
0~2개 : 0단계로 현재 무릎 건강은 양호하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3~4개 : 1단계로 무릎 건강에 주의한다.
5개 이상 : 2단계로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프다’, ‘쪼그려 앉지 못한다’, ‘책상다리를 하려면 안쪽에 통증이 있다’, ‘오래 앉아 있지 않았는데 일어나려 하면 통증이 있다’ 등 무릎에 이상이 느껴지면 의심한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랜 세월,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관절을 써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아서 발병한다. 연골이 닳아 관절의 부드러운 부분이 점차 없어지고, 부서진 연골 조각이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또 울퉁불퉁해진 연골을 보완하기 위해 관절 가장자리에 돌기처럼 뼈가 불규칙적으로 자라는데 이 때문에 염증과 통증이 생겨 장기간 지속된다. 연골이 닳다가 뼈 표면까지 닳고 직접 부딪치기도 한다. 염증이 있으면 윤활액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데, 이 때문에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아프고 열이 난다. 이로 인해 관절 내부와 물렁뼈는 손상되어 붓고,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고여 빠져나가지 않는다.
진단 : X-레이로 뼈의 상태를 확인하고, 무릎 구조물과 주변 근육이나 인대 구조물 상태를 MRI로 검진한다.
치료법 : 진행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눠 단계별로 치료법을 달리한다. 연골 손상이 경미한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며 아픈데, 이때는 약물·운동·주사 요법과 체중감량 등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중기 이상 관절염이 진행되어서 주사치료로 효과 없을 때는 수술로 치료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 면을 다듬거나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시술을 한다. 말기에는 뼈와 뼈 사이가 붙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데, 이때는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아야 한다.
#2 물렁뼈 손상, 반월상연골판 파열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 위 뼈와 아래 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반달모양의 물렁뼈다.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1개씩 위치한다. 주로 무릎에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과도하게 회전할 때 손상된다.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면 무릎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면서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충격이 뼈에 그대로 전달되고, 연골이 손상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한다.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생긴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책상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구부릴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하다. 찢어진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로 끼어들어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무릎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과 함께 ‘두두둑’ 소리가 난다. 운동 후 무릎이 힘없이 꺾이거나 심하게 붓기도 한다.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20~30대의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이다. 퇴행이 시작되는 40대 중반부터는 일상생활 중에도 쉽게 찢어진다. 연세사랑병원에서 반월상연골판 파열 진단을 받은 환자 중 51%가 40~50대 중년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20~30대가 많았지만 여성은 40~50대가 많았다. 젊을 때는 거뜬했던 오래걷기나 가벼운 운동이 중년 여성의 무릎에는 버겁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무릎이 약해진 데다, 폐경 이후 급격히 불어난 체중도 부담을 준다. 몸무게가 1kg 늘어나면 무릎에는 2~5배 하중이 걸린다. 건강을 위해 걷거나 등산하다가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돼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다.
진단 : 무릎 주변 근육이나 인대는 MRI를 통해 진단하고, 무릎 내의 구조물은 관절내시경으로 직접 관찰한다.
치료법 : 손상 정도가 1cm 이하면 2~4주간 압박붕대와 부목, 소염제만으로도 회복된다. 반면 손상이 심하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봉합술, 절제술, 이식술을 한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은 “20~30대 젊은 나이에 연골판 손상이 커서 회복하기 힘들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판이식술을 시행한다. 그래야 퇴행성관절염의 조기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3 충격으로 인대가 찢어지는 십자인대파열
무릎에는 앞과 뒤에 각각 2개의 인대가 X자 형태로 교차한다. 무릎이 앞으로 쏠리는 것은 전방십자인대가 막고, 무릎이 뒤로 빠지는 것은 후방십자인대가 방지한다. 운동 중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무릎이 꺾였을 때 십자인대가 파열된다. 스키를 타다가 눈에 박혀 넘어지면 발은 스키에 묶여 멈추는데, 무릎이 앞으로 쏠리면서 그 충격으로 십자인대가 잘 끊어진다. 축구·농구·야구·스키 등과 같은 스포츠 활동 중에도 이런 부상이 자주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후방십자인대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많이 나타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에서 ‘퍽’ 하는 파열음이 들리고 무릎이 덜렁거리는 느낌이다. 제대로 걷기 어렵고 무릎이 부어 오른다. 완전 파열되면 통증이 매우 심하지만, 부분 파열일 때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치료를 미루다가 2차 손상으로 반월상연골판 파열까지 가져온다.
진단 : X-레이, MRI, 내시경 등으로 진단한다.
치료법 : 십자인대는 파열되면 자연 치유가 어렵다. 손상 정도가 약하면 보조기 착용과 재활 치료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지만, 손상이 심하면 관절내시경으로 수술한다. 힘줄이나 다른 사람의 조직으로 끊어진 인대를 이어 주는 재건술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김강일 교수는 “과거에는 봉합술을 시행했으나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아 현재는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십자인대파열은 환자의 나이와 무릎의 불안정성 등을 고려해 수술치료를 결정한다. 나이가 젊고 무릎의 불안정성이 심하면 십자인대재건술을 한다”고 말했다.
#4 여성에 많은 슬개골연골연화증
슬개골은 무릎관절 앞쪽의 동그란 뼈로, 무릎을 펴는 기능을 하는 앞쪽 허벅지 근육과 무릎 앞쪽 힘줄 사이에 있다. 슬개골 연골은 무릎을 굽혔다 펴는 과정에서 마찰을 줄이고 무릎의 지렛대 역할을 한다.
연골연화증은 본래 관절 연골에 질환이 발생해 연골이 약해지고 말랑말랑해지는 증상이다. 슬개골 연골이 슬개골과 정상적으로 관절을 이루고 있을 때는 문제 없지만, 외상을 입거나 비정상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면 이상이 생긴다. 무릎을 꿇는 자세, 쪼그리고 앉는 자세, 하이힐 착용 등이 발병 원인이다. 특히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이 발 앞으로 쏠리면서 슬개골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진단 : 방사선 검사로 무릎관절과 대퇴골의 비정상적 배열이나 관절 면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무릎관절에 통증이 있을 때는 관절내시경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법 : 자연적으로 낫기도 하므로 초기에는 찜질과 근력강화운동을 하거나 연골주사로 치료한다. 연골 표면이 소실되고 관절염이 심하면 수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