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첫째 때 있던 풍진 항체가 사라졌어요"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02/08 09:13
'둘째 풍진' 주의보
6년 만에 둘째를 임신해 병원을 찾은 강정진(36·서울 강동구)씨는 첫째를 가졌을 때는 있었던 풍진 항체가 없어졌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의사는 "풍진 항체 효력이 첫 아이 출산 후 점점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첫째 때는 있었던 풍진항체가 둘째 때 없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겨 임신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양재혁 교수는 "첫째 때 있었던 풍진항체가 둘째 임신 시 사라진 경우를 10명 중 2명 정도 꼴로 볼 수 있다"며 "첫째 때 있었으니 둘째 때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산전검사를 꼼꼼히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풍진 항체는 임신부 자신이 영유아기 때 필수예방접종을 맞았거나, 자신도 모르게 풍진을 앓았다면 체내에 생긴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손인숙 교수는 "이렇게 생긴 풍진 항체는 평생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15~20년 정도에 걸쳐 효력이 점점 감소해 20대 중반이 넘어서면 항체가 없어지는 경우가 꽤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첫째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둘째 출산이 늘어나는 것도 '둘째 풍진항체'가 소실되는 원인 중 하나다. 첫째 때 풍진항체 검사결과가 양성(일반적으로 IgG=10mL/L 이상이면 양성)이었지만 수치가 높지 않았다면, 첫째를 낳고 나서 효력이 계속 떨어져 둘째 때는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첫째 때 항체 수치 낮았다면 추가접종
첫째 때의 풍진항체가 양성 범위 안에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으면,(IgG=10~ 20mL/L) 출산 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임신부가 풍진에 걸리면 태아는 선천성풍진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임신 12주 이내에 엄마가 풍진에 걸리면 태아감염률이 50%까지 달한다. 선천성풍진증후군에 걸린 태아는 난청, 시력이상, 심장기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풍진은 생백신이므로 임신 중에는 접종할 수 없고, 늦어도 둘째 아이를 임신하기 2개월 전까지는 맞아둬야 한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이보연 교수는 "만약 둘째를 가진 뒤 풍진 항체가 없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면 특히 임신초기에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중 발열, 목감기 등 풍진 유사증상을 겪은 사람은 풍진 감염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편, 임신부는 풍진 외에도 홍역, 볼거리, 수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임신 중에 걸려도 풍진처럼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심각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