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성형 보형물이 파열되었을 때, 대부분의 보형물은 크기가 줄어들거나 혹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그러나 딱 한가지 보형물 만은 파열 시에 크기가 오히려 커진다. 하이드로젤(HYDROGEL) 혹은 다당류라 불리는 이 보형물은 8% 다당류(POLYSACCHARIDE)와 물이 혼합된 젤리 상태의 보형물로 프랑스 PIP사에서 제조돼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사용된 가슴확대 보형물이다.
하이드로젤은 부드러울 뿐 아니라, 내부 충전물질이 포도당의 일종인 다당류여서 파열 시에도 체내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안전한 물질로 분류돼 있다. 이 덕분에 한때 재고가 모자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하이드로젤의 충전물질은 인체 내 체액보다 농도가 높아 파열된 지 한 달 가량의 초기 단계일 경우, 체내의 수분을 끌어당겨 부피가 늘어난다. 그렇게 수개월이 경과하면 외부로 유출된 하이드로젤이 체내에서 분해돼 부피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보형물이 파열된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면 많은 양의 하이드로젤이 누출돼 분해·흡수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며, 그 동안 면역력의 저하, 유선염, 외상 등의 외부 인자가 겹칠 경우 실제로 보형물 주변에 염증이나 감염이 발생 할 수 있다.
따라서 하이드로젤로 가슴확대술을 받았다면, 파열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가슴 크기의 비대칭이 관찰될 경우 보형물의 파열 여부를 초음파 등으로 확인해야 한다. 유방암 검진 시에 보형물 파열 여부도 같이 확인 가능하므로, 매년 유방암 검진을 받는다면 따로 보형물의 파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한편, 하이드로젤 가슴 보형물은 현재 더 이상 사용되고 있지 않다. 2001년 PIP사에서 보형물을 전량 수거하였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보형물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유는 보형물의 평균 수명이 10년 이내로 짧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PIP회사는 2009년 최종 부도 처리되었고, 2011년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했다가 적발돼 세계적 질타를 받은 뒤 문을 닫았다.
BR바람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보형물이 파열되면, 시간이 얼마나 경과하였든 상관없이 터진 보형물을 제거하거나, 혹은 새 보형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형물 제거나 재수술은 원칙적으로 본래 사용했던 절개선을 사용해야 새로운 상처를 피할 수 있으며, 가슴에서 먼 거리의 절개선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내시경을 사용해 확대된 시야에서 관찰하며 시술돼야 한다.
국내에 승인되지 않은 불법 보형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내 식약청에서 허가한 보형물은 모두 미국산이며, 보형물 포장 속에 ID카드가 들어 있어 수술 후 환자가 이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이 ID카드에는 사용된 보형물의 종류와 크기 및 고유 시리얼 넘버가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