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 수술법'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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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설관 낭종을 제거하기 위해 혀를 2~3㎝ 절개한 모 습(왼쪽). 내시경을 보면서 목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설 골(오른쪽 사진 하얀 부분)이 나온다. 내시경용 칼로 설골을 잘라내고 그 아래쪽 낭종을 들어내면, 흉터 없 이 갑상선 결절이 제거된다./경상대병원 제공
갑상선 결절(양성 종양)을 목을 째지 않고 입 안쪽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이 새로 개발됐다.

경상대병원 이비인후과 우승훈 교수팀은 갑상선 결절의 한 종류인 갑상설관 낭종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혀 아래 부위를 2~3㎝ 절개한 다음 내시경을 넣어 낭종과 설골(혀 뿌리에 붙어 있는 말발굽 모양의 뼈)을 제거하는 수술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 시술법은 지난해 12월 세계적 의학저널 '갑상선'에 게재됐다. 기존 수술법으로는 목 앞부분을 5㎝ 정도 가로로 절개하고 들어가 낭종과 설골을 제거하기 때문에, 긴 흉터가 남는다.

갑상설관 낭종은 아주 흔한 갑상선 양성 종양 중 하나로, 우리나라 국민의 15% 정도가 갖고 있다. 남녀 비율은 비슷하다. 갑상선은 사람이 성장하면서 혀 뿌리에서 목 아래로 이동하는데, 이 때 이 경로를 따라 비정상적인 공간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분비물이 들어차서 낭종이 형성된다. 환자 3명 중 2명은 증상이 없어 평생 모르고 지내며, 나머지 한 명은 낭종이 발견돼 수술로 떼어낸다.

우승훈 교수는 "갑상설관 낭종은 설골 주변이나 설골 아래 부위에 주로 생기고 설골이 남아 있으면 낭종이 재발하기 쉽기 때문에 설골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며 "기존 수술법으로는 스패너 모양의 수술칼로 설골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목을 절개할 수밖에 없었지만, 혀 밑으로 들어가는 새 수술법에서는 축농증 수술에 사용하는 가느다란 내시경용 칼로 설골을 잘라낸다"고 말했다.

우승훈 교수는 "새 수술법을 쓰면 흉터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입원 기간도 기존의 1주일에서 2~3일로 줄어들고, 절개한 혀 아래 부분을 녹는 실로 꿰매기 때문에 실을 빼기 위해 다시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며 "현재까지 새로운 방법으로 수술받은 15명 모두 수술 후 부작용과 재발률이 기존 수술법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우승훈 교수는 "갑상선 악성 종양은 혀 밑을 통해 암덩어리를 꺼내다가 암세포가 주위에 퍼질 위험이 있어서 아직 새 수술법을 적용할 수 없지만, 모든 갑상선 양성 종양은 이 방법으로 수술할 수 있다"며 "5년 안에 목을 전혀 째지 않고 수술하는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