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직장(直腸) 탈출하기 전에 먼저 해야할 일은
취재 권미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조은선·신지호 기자
입력 2011/12/23 13:41
01 대장무력증
변비환자 중 증세가 가벼워 약을 먹을 필요가 없는데도 변비약을 남용하거나 일시적인 해결 방법인 관장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오히려 심각한 변비로 악화되고 결국 대장무력증이 일어난다. 일시적인 배변장애가 있을 때는 진단을 통해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 대장무력증은 대장이 늘어지거나 마디가 없어져, 마치 파이프처럼 1자 모양이 되면서 배변 기능을 잃게 된다. 대장이 늘어지거나 파이프처럼 형태가 변하면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장을 절제하고, 소장으로 직장을 만들어 배변할 수 있게 하는 시술이 불가피하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동근 원장은 “20여 년간 만성변비를 앓아온 60세 환자는 약 없이는 변을 볼 수 없는 상태였는데 대장운동검사를 받은 결과 대장무력증을 진단받았다. 복강경을 이용한 전(全) 대장 절제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배변이 가능해졌다. 변비 증상이 있을 때 변비약을 남용하지 말고 검사와 치료를 받은 후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치료한다”고 말했다.
변비로 인해 과도하게 힘을 주면 골반저 근육이 약화된다. 약해진 복벽을 통해 직장이 탈출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직장류 질환이란 직장과 항문 사이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름으로써 배변 시 원활하게 쥐어 짜주는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배변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배변 시 대변이 주머니로 들어가서 항문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질환이다. 직장탈출증은 직장류 질환의 하나다. 직장과 질 사이 막힌 직장질결막이 손상돼 직장이 질 안쪽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이다. 변을 볼 때는 직장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다. 직장은 대장의 제일 끝부분부터 항문까지의 부분이다. 길이는 약 20cm로 대변이 나오기 전 보관하는 일을 한다. 직장이 탈출하면 항문괄약근의 힘이 떨어져 문제가 생긴다. 약물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 먼저 변비를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03 치핵
변비로 인한 굵은 변이나 딱딱한 변은 치핵과 치열을 유발한다. 치핵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겪는 치질로 알려졌다. 항문 안쪽 혈관들이 울혈(鬱血)돼 늘어나거나 항문 바깥쪽 불필요한 조직 등이 늘어나서 생긴다. 치핵이 항문 안쪽에 생기면 통증이 거의 없다. 배변 시 치핵 덩어리가 같이 밀려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출혈이 되므로 빈혈이 생기기 쉽다. 항문 바깥쪽에 울퉁불퉁 튀어나온 치핵이 있으면 생활하기 불편할 정도로 심한 통증이 생긴다. 안쪽에 생긴 치핵 중 초기 단계는 수술 없이 좌욕과 연고사용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상태가 심하면 치핵절제술로 치료한다.
치핵은 대변을 볼 때 오래 앉아 있거나 억지로 힘을 주는 등 잘못된 배변습관으로 생긴다. 항문에 가해지는 반복된 압력, 노화로 인한 항문 탄력도 저하, 변비와 설사 등이 주된 원인이다. 직업적으로 오래 서서 일하거나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이들에게도 많이 발병된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소가 많이 든 채소와 과일 등을 많이 먹고 술을 줄인다.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 반복적으로 혈전이 생겨 통증이 오는 경우, 치핵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을 많이 느끼는 경우, 항문을 청결하게 관리하기 힘들고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 출혈이 심해 빈혈이 생긴 경우, 변을 볼 때 피가 주사기로 쏘듯이 뻗쳐 나오거나 활동 중 속옷에 피가 묻어나는 경우에는 수술한다.
04 치열
치열은 대변이 나올 때 항문관과 주변의 약한 근육 등이 찢어져 나타나는 증상이다. 섬유질이나 수분이 부족한 식습관, 극히 적은 식사량으로 인한 딱딱한 대변이 원인이다. 배변 시나 배변 후까지 심한 통증이 있으며 휴지에 묻을 정도의 피가 나온다. 좌욕 등의 보존적 치료를 열심히 하면 1주일 정도에 치료된다. 잘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찢어졌다 아물었다를 반복하면 상처가 점점 깊어져 궤양이 되므로 주의한다. 이런 경우 수술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05 요통, 두통, 빈혈 등
변비가 있으면 항상 아랫배가 묵직하고 불쾌하다.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어깨결림이나 요통이 생긴다. 채내 독소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몸이 무겁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며 두통, 빈혈이 생긴다. 기미, 잡티, 여드름을 유발해 피부미용에 악영향을 준다. 만성변비는 딱딱한 변이 항문이나 대장 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치질이나 대장게실증 등의 대장항문 질환을 유발한다. 변이 장에 오랜 시간 머무르면 직장점막에 궤양을 유발하며, 더 오랫동안 머물면 장벽의 청소기능이 떨어져 대장용종이나 심하면 악성종양(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 남우정 원장은 “변비로 치열, 치핵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대변에 있는 발암물질이 장에 오래 머무르면 장 점막을 자극해 대장암이나 용종이 발생할 수 있다. 두통이나 피부 발진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간경화 환자는 간성혼수에 빠질 수 있고 뇌졸중 환자는 변비로 과도한 힘을 주면 뇌졸중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