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는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난다. 자신이 운전할 때는 멀쩡하다가,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멀미를 할 때가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지하철에서 책을 잘 보지만, 어떤 사람은 글자만 봐도 멀미를 한다. 멀미, 도대체 뭘까?

멀미는 병이 아니라 증상이다. 의학적으로는 ‘생리적 어지럼증’으로도 불린다. 멀미를 하느냐 마느냐는 습관의 문제일 때가 많다. 일반 사람들은 조금만 돌아도 어지러운 데, 김연아 선수는 빙판 위에서 3회전 반이나 돌고도 끄떡이 없다. 어지러운 것도 훈련을 통해 오랜 시간 적응하면 괜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멀미는 초기 증상으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어지럼증은 귀 안에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흔들림을 감지해 생긴다. 몸 자체가 흔들려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율신경계가 자극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는 소화기관과 연결돼 어지럼증이 속을 거북하게 만들고, 구토를 하게 한다. 그러나 이는 사람에 따라 민감도가 다른 데, 구체적인 분류 기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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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DB
자기가 운전할 때는 온갖 몸의 기관들이 운전하는 것에 적응돼 다소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속도나 장애물에 대해 본인이 어떻게 대처할지 예측이 가능하고, 그 예측은 뇌에 전달돼 전정기관에 자극하는 정도를 완화시켜 준다. 또, 운전할 때는 보통 앞만 주시하며 집중하므로, 여러 흔들림에 대해 신경을 쓸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남이 운전하는 차에 타면 언제 속도가 빨라질지, 장애물이 있어 언제 차가 흔들리지 불안해 하며 다소 긴장을 할 수 있다. 앞만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상황을 다 볼 수 있어 흔들림에 대한 여러 감각을 모두 수용하는 것도 한몫 거든다.

차 안에서 책을 볼 때 멀미를 느끼는 건 차의 흔들림과 관계가 있다. 차가 많이 흔들릴 수록 덩달아 몸도 흔들리고, 손에 든 책도 흔들려 진동은 배가 된다. 몸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귀 뿐 아니라 눈도 그 역할을 하는 데, 눈이 감지한 흔들림이 커질 수록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줘 속이 울렁거린다.

차에 탄 이상 전정기관의 역할까지 막을 수는 없다. 차 안에서 멀미를 느끼면 시각 조절을 통해 안정화시켜야 한다. 흔들리는 물체를 가까이 보면 안되고, 멀리 고정된 사물을 보도록 노력한다. 큰 산이나 아파트에 시선을 고정하면 어지럼증이 다소 완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