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방사선학회 가보니
헤딩 슛 자주하는 축구 선수, 기억력·시력 나빠질 수도
폐경에 성장호르몬 쓰면 운동 안해도 뱃살 들어가

영상의학 장비의 발달로 아주 작은 병소(病巢·병이 발생한 부위)는 물론이고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의 원인까지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 현대 최첨단 의학이 10이라면 그 중 8~9가 영상의학이라 말하면 비약일까?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방사선학회(RSNA)에선 영상의학 장비의 도움으로 연구된 논문이 다수 발표됐다.

폭력성 비디오 게임 하면 뇌 감정 통제력 상실= 미국 인디애나의대 연구팀은 18~29세 남성 2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1주일 동안 10시간 폭력적 비디오 게임을 시킨 뒤, 다음 1주일은 비디오 게임을 중지시켰다. 다른 쪽은 2주일 내내 비디오 게임을 못하게 했다. 이들의 뇌를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 검사로 비교한 결과 비디오게임을 한 그룹은 2주일 내내 뇌의 전두엽 좌측 아랫부위와 대상피질 앞쪽의 활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 연구를 진행한 왕양 교수는 "이 부위는 감정과 공격적 행동을 통제하는 곳"이라며 "게임을 그만둔 뒤에도 최소 1주일 동안 감정과 공격적 행동을 통제하는 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ADHD는 뇌의 시각정보 담당 부위 문제 때문= 미국 국립정신건강원(NIMH) 연구팀은 9~15세 정상 어린이 18명과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 어린이 18명에게 숫자를 보여준 뒤 그 숫자를 떠올리게 하면서 fMRI 검사를 했다. 그 결과 ADHD 어린이는 뇌의 시각 담당 부위 여러 곳에서 정상 어린이와 전혀 다른 정보전달 통로가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지휘한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 리 시아보 교수는 "주의력결핍 증상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 이 연구가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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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팔이나 다리 등 신체 특정 부위만 검사할 수 있는 GE의 옵티마 MRI를 북미방사선학회 참가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시카고=임호준 헬스조선 기자
축구선수 매년 1000회 이상 헤딩하면 뇌 손상= 미국 알버트아인슈타인의대 연구팀은 아마추어 축구선수 32명을 헤딩을 많이 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로 나누어 MRI 검사를 했다. 헤딩을 많이 한 선수들은 전두엽의 5개 부위에 심각한 손상이 확인됐다. 이 부위는 주의력, 기억력, 시각 등을 담당하는 부위다. 연구를 담당한 마이클 립튼 교수는 "한두 번의 헤딩으로 뇌 손상이 생기지는 않지만, 헤딩을 반복해 신경섬유로 구성된 뇌 백질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면 뇌 손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뇌 손상을 초래하는 헤딩 회수는 연간 1000~1500회라고 추정했다.

성장호르몬, 복부지방 감소·뼈 밀도 증가시켜=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36 이상으로 복부 비만인 폐경 전 여성 79명에게 6개월간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복부비만은 뼈의 감소를 초래하는데, 실제로 25명은 골감소증 증상이 있었고 1명은 골다공증 환자였다. 운동이나 다이어트 없이 6개월간 성장호르몬만 투여한 결과, 이들의 뼈 밀도가 크게 증가한 동시에 복부 지방이 감소하고 근육량이 증가했다. 연구를 담당한 브레델라 교수는 "노화는 성장호르몬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폐경 후 골다공증 치료는 물론이고 그 밖의 노화증상 개선을 위해 성장호르몬 사용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임호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