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미방사선학회서 나온 첨단 영상의학 장비들
북미방사선학회(RSNA)는 최첨단 영상의학장비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내과나 외과 등 대부분의 의학회는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RSNA에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다. 최첨단 장비를 만드는 GE 등 전 세계 의료장비회사이다. 이들이 개발한 수억에서 수십억, 심지어 100억원이 넘는 장비의 사활을 건 마케팅 전쟁이 매년 RSNA에서 벌어진다.일본 방사성물질 누출의 여파인지 올해는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장비들이 눈길을 끌었다. GE와 지멘스는 기존 CT에 비해 방사선량을 4~8배까지 줄인 장비들을 선보였다. GE헬스케어가 선보인 '베오(VEO)' 시스템은 방사선량을 기존 장비 대비 8분의 1로 줄였다. 일반 엑스레이 검사시 방사선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간이 1년간 자연으로부터 받는 방사선량은 2~3mSv(밀리시버트)이며, 현재 흉부나 복부, 심장 CT를 할 때 5~15m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GE는 1mSv보다 훨씬 적게 방사선량을 줄였으며, 흉부 촬영의 경우 0.04mSv 수준까지 줄였다. 지멘스도 기존의 4분의 1로 방사선량을 줄인 장비를 선보였다.
암 환자처럼 주기적으로 CT 검사를 받는 환자나 소아 환자는 방사선 피폭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크다. 특히 소아는 성인에 비해 방사선에 2~8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암 등의 병을 앓는 소아환자에겐 검사를 위한 과도한 방사선 피폭이 심각한 문제였다. GE헬스케어코리아의 로랭 로티발 사장은 "방사선량을 줄이는 저선량 기술에 8억달러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며 "한국의 모 병원과 함께 환자가 지금껏 받은 누적 방사선량을 계산해서 과도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맞춤형 모니터링'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장비를 사용하는 의사가 아니라 검사를 받는 환자 중심의 장비들이 많이 선보였다. MRI의 경우 터널처럼 생긴 장비 속으로 머리부터 들어가게 디자인돼 있어, 환자가 심리적 압박감을 받으며 폐소공포증 등이 있는 환자는 검사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터널의 직경을 넓혀 폐쇄감을 완화시키거나(히타치·오발, GE·디스커버리) 다리부터 들어가게 해서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장비들이 많이 선보였다(GE·디스커버리). 또 팔꿈치나 발목, 무릎 등 팔과 다리의 일부만 장비 속에 넣어 간단하게 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GE·옵티마MR430S)도 등장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검사 장비 뒤에서 다양한 색이 은은하게 번져나오게 함으로써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컬러테라피' 개념을 도입한 유방촬영장비(지멘스·맘모맷인스퍼레이션)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