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예과 커리큘럼 대대적 개편 다양한 학문 접할 기회 제공
4학년 때 6주간 관심분야 연구 등 학생들 진로탐색 기회 크게 늘려
◇서울대 다양한 과목 들을 수 있어
내년부터 서울대에 입학하는 의예과 학생은 교육은 현재와 같이 관악캠퍼스에서 받지만 소속은 자연대에서 의대로 바뀐다. 이에 맞춰 교육과정도 개인별 맞춤교육으로 강화된다. 2년간 의예과에서 취득해야 할 학점이 늘어나면서 서울대에 개설된 자연과학·인문사회 과목을 보다 폭 넓게 수강할 수 있다. 교양필수나 전공필수는 줄어들고, 교양선택·전공선택·일반선택의 폭은 늘어났다. 임정기 의전원 원장 겸 의대 학장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춰 자기주도적 커리큘럼을 짜고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익숙해질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라며 "다양한 과를 전공하는 사람들과 어울릴 자리도 많아져 한 가지 주제를 다각도로 볼 수 있는 시선을 갖게 되므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지축을 뒤흔들 연구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획일적인 교육과정도 내년부터 확 바뀐다. 의예과 필수 이수과목인 수학·물리·화학·생물 기초과정은 일정 시험이나 평가 등을 통과하면 수강을 면제하고 고급수학 등 수준에 맞는 과목을 대신 듣게 한다.
또 자기개발 포트폴리오를 짜서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춰 수행계획서를 작성한 뒤 평소 이에 대한 자료집을 만들며 실행 내용을 적고, 이렇게 얻은 지식과 경험을 매 학기마다 지도교수와 함께 논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원하는 교육이 서울대에 공식적으로 개설돼 있지 않으면 방학기간 등을 활용해 비공식 지원으로 교육이나 연구의 기회도 마련해 준다.
서울대 의학과·의전원 4년 과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학년에는 학생 스스로 앞으로의 진로를 탐색하면서 개인의 관심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볼 수 있는 총 6주간의 의학연구 과목이 개설돼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뿐 아니라 해외 의과대학 병원이나 국내 타 의과대학 병원, 변호사사무소, 언론기관, 각종 연구소, 제약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 실습하며 자신의 원하는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 볼 수 있다. 다른 대학과 차이점은 이 과정을 마치고 보고서만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포스터연구 발표를 한다는 것이다. 각 분야 교수들이 연구 멘토링을 해줘 완성도 높은 연구가 가능하다. 이런 교육과정으로 인해 가시적인 성과가 실제 나오고 있는데, 각 분야의 명망있는 교수들이 게재하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저널에 학생들이 논문을 올리는 것이다. 정진호 교무부학장은 "매년 졸업생 5~6명은 SCI급 저널에 자신의 논문을 게재할 정도"라며 "학생 때 이런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다는 것은 연구에 대한 열정과 긍지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연구뿐 아니라 임상 역량 강화에도 힘쓴다. 특히 임상실습을 앞둔 의학과 3학년은 모형을 이용해 환자의 진단과 처방, 다양한 검사법과 치료법 등을 미리 익히는 임상수기집중교육을 하는데, 각 분야 전공 의사가 학생들이 완벽하게 임상수기를 구사할 때까지 정규 교육시간 외에 별도로 시간을 내 재교육까지 한다.
◇한국형 국제의료원조 모델 성공
서울대 의대는 최근 한국형 국제보건의료원조 모델을 만드는 첫 삽을 떴다. 지난해부터 라오스 국립의대 8명의 교직원을 연수교육시키는 '이종욱 서울프로젝트'를 진행해 올해 11월 첫 결실을 맺은 것. 이는 지난 1955년부터 7년간 미국 국제협력본부가 한국 원조프로그램의 하나로 미네소타대학교에 의뢰해 서울대 의대 교직원의 교육지원을 했던 것처럼, 개발도상국 국립의대를 지원해 이를 되갚는 것이다. 앞으로 2019년까지 9년간 진행한다. 임정기 학장은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국의 의학·의료시스템·의료기술 수준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또한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