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돼지고기를 소고기로 착각하고 날로 먹었는데, 어쩌죠?"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1/11/04 12:01
"돼지고기를 소고기로 착각하고 거의 날로 먹었는데, 어쩌죠?"
최근 헬스조선닷컴(http://health.chosun.com/)에 위와 같은 상담글이 올라왔다. 23살 특별한 병력이 없는 여성이 고깃집에서 '갈매기살'을 시켜 먹었는데, 처음 먹는 부위라 소고기인줄 알고 소고기 구워먹듯이 '육즙이 떨어지고 피가 비칠 정도'로 구워먹었다. 한근을 두명이서 먹었는데 다 먹어갈 때쯤 메뉴판을 보니 갈매기살 밑에 소갈매기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서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그녀가 먹은 건 돼지고기였다. 평소 돼지고기에 있는 기생충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던 터라 혹시 감염이 됐을까 겁이 너무 난다는 그녀! 고기를 먹은지 사흘이 지났는데, 근육이 아프고 얼굴이 부었으며 두통이 심하다며 상담글을 남겼다. 과연 그녀는 돼지고기에 있는 기생충에 감염이 된 것일까?
이에 대해 백내과 백종렬 원장은 "돼지고기에는 '유구조충'이라는 기생충이 있어 날로 섭취하다 사람의 뇌, 장, 근육에 퍼지고 알이 부화하면서 낭미충이 된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에는 이런 기생충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한 백원장은 "설사 돼지고기로 기생충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잠복기가 수년 이상 매우 길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고 3일 뒤 지금 느끼는 증상은 심리적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부터 소고기는 익히지 않고 날 것으로도 먹었지만 돼지고기는 기생충 때문에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한다. 기생충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하면 뇌낭미충증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데, 증상은 간질이 가장 많고, 뇌실이나 뇌척수액 통로에 생기면 두통, 구토 등이 일어난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신경외과 박세혁 교수는 “뇌낭미충증은 MRI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대부분 항기생충 약물을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뇌낭미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돼지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고 식사 때 손을 씻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