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뢰번대학병원 연구

암에 걸린 임신부에게 항암치료를 해도 태아는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암치료를 위해 일부러 조산을 하면 태아의 지능만 떨어지기 때문에 조산이 불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벨기에 뢰번대학병원 산부인과 프레데릭 아만트 교수팀은 암에 걸린 68명의 임신부가 낳은 신생아 70명을 조사했다. 이 아기들의 신체 건강과 발달 수준 등은 다른 아기와 마찬가지로 정상 수준이었다. 한편, 이들 중 3분의 2는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조산한 아기였는데, 조산아의 경우 신체 건강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지능지수가 일반 아기의 평균보다 낮았다.

아만트 교수는 "임신부는 항암치료가 태아에게 위험하다고 여기고 항암치료를 거부하거나 낙태를 고려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일부 의사는 조산을 권하지만 이 역시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보통 임신 12~14주가 지나면 태반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해도 약물 일부가 태반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태아의 성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이 아만트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스웨덴에서 열린 '유럽종합암회의'에서 발표됐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홍준석 교수는 "최근 임신부에게 안전하게 쓸 수 있는 항암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며 "임상적으로 볼 때, 보통 항암치료는 임신 중기인 20주가 지나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