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언 대한통증학회 회장

"만성통증은 그 자체가 질병이며 심하면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 자살까지 유발합니다."

대한통증학회 문동언 회장(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사진)은 "우리나라 사람은 참는 게 미덕인 줄 알고 통증을 방치하는데, 이는 질병을 키우는 것"이라며 "원인이 무엇이든 통증이 생기면 급성통증 단계에서 적극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증은 급성일 때 치료하면 거의 100% 완치되지만, 만성으로 넘어간 뒤에는 치료를 잘 해도 대부분 통증 정도를 30% 낮추는 결과에 그친다"고 말했다. 만성통증은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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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언 대한통증학회 회장 / 서울성모병원 제공

문동언 회장은 "통증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만성통증은 스트레스를 유발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올리며,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해 온갖 만성질환의 단초가 된다"며 "만성요통 환자의 뇌용적을 측정했더니 정상인보다 5~11% 줄었고, 통증 기간이 1년씩 늘 때마다 1.3㎤씩 감소한다는 미국 연구가 있는데, 이는 통증이 오래되면 뇌가 위축돼 기억력 등 인지능력 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만성통증 환자의 60%가 수면장애를 겪으며, 44%는 우울감, 40%는 집중력·기억력 감소, 47%는 불안감, 35%는 자살충동을 경험한다는 대한통증학회 조사 결과가 있다.

문 회장은 "통증이 이처럼 무서운 후유증을 동반하는데도, 국내의 통증 환자 과반수는 만성통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대한통증학회가 통증클리닉에서 치료 받는 환자 10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통증이 생기고 6개월 이상이 지나서야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시작한 사람이 43%였다. 1년 이상 지나서야 통증클리닉에 간 사람도 31%나 됐다. 이 조사에서, 국내 통증 환자는 다른 진료과목에서 평균 2.3회 치료를 시도한 뒤에야 통증클리닉을 찾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회장은 "다른 진료과목에서 통증 치료를 받기 시작하고 1~2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치료법을 2~3번 바꿔도 효과가 없으면 반드시 통증클리닉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증으로 신경세포가 완전히 죽으면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신경세포가 살아있으면 완치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며 "통증은 가능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