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가 아무런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배회(wandering)’ 행동을 간단한 호흡과 근육이완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양대 보건복지대학원 작업치료학과 이재신 교수팀은,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일주일 간 총 3회에 걸쳐 배회 행동이 얼마나 심한지 '한국판 배회 도구(RAWS-NH)’를 통해 점수를 측정했다. 그 다음 4주 동안 12회에 걸쳐 매번 30분씩 호흡법과 근육이완법을 시행했다. 그 결과, 대상자 전원이 호흡법, 근육이완법을 시행하기 이전과 다르게 배회 도구 점수가 평균 7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회 도구 점수가 높을수록 배회 정도가 심한 것이다.
호흡법은 환자 스스로 호흡의 깊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다. 방법은 치료사가 환자에게 최대 1분 30초 동안 호흡을 빠르고 깊게 하라고 지시한다. 그 다음 환자가 호흡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천천히 호흡하도록 한다. 치료사는 환자의 호흡을 늦추기 위해 호흡을 세거나 시간을 재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기법을 가르친다.
근육이완 훈련법은 환자가 몸의 주요 근육 부위를 이완하는 법을 배우면서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우선 환자에게 한 쪽 주먹을 최대한 꽉 쥐도록 지시한 다음, 할 수 있는 한 가장 낮은 긴장 수준까지 완전히 이완시키도록 한다. 그 다음 팔, 어깨, 목, 머리, 눈, 얼굴, 가슴, 등, 배, 엉덩이, 다리, 발, 발가락 순으로 확장해가며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연습한다. 이런 치료법을 '인지행동 작업치료'라고 한다.
이재신 교수는 "치매 환자의 배회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에게 고통을 주거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며 "그동안 억제대나 약물과 같은 강압적 치료를 해왔는데, 이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또한 “그에 비해 호흡법, 근육이완법과 같은 ‘인지행동 작업치료’는 치매 환자의 배회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집에서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