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암 수술은 배를 길게 째고 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에 가면 배에 작은 구멍 몇개만 내고 암덩어리를 떼어낼 수 있다. 이 병원 암센터는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 암 수술을 주도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암센터장(외과 교수)은 "최소침습수술을 하면 흉터가 작을 뿐 아니라 회복이 빠르고 면역기능 저하가 적어 암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우리 병원은 대부분의 암을 최소침습 방식으로 수술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는 그동안 최소침습수술이 불가능했던 암을 이 방식으로 절제해내는 수술을 수차례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
▶간암·췌장암=복강경수술로 간암을 절제하는 수술은 세계 1위를 다툰다. 한호성 암센터장은 간의 오른쪽 뒤편에 생긴 암을 2003년 세계 최초로 복강경수술한데 이어, 다음해에는 어린이 간암환자에게도 세계 최초로 이 수술을 했다. 한 암센터장은 2005년에는 췌장암을 국내 최초로 복강경수술로 절제했다. 수술 성적도 월등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간암 복강경수술 환자 5년 생존율은 79%로, 국내의 간암 전체 5년 생존율 23%보다 훨씬 높다.
▶폐암=초기 폐암의 90%를 흉강경으로 수술한다. 초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평균은 70%, 일본은 80% 선이다. 세계 최초의 식도암 흉강경수술도 이 병원에서 이뤄졌다.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는 "흉강경수술은 개흉술과 비교해 입원 기간이 2~3일 이상 짧으며, 회복이 빨라 항암치료도 조기에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암=위암 수술 80%를 복강경으로 한다. 1996년 국내 최초로 위암에 복강경수술을 도입한 외과 김형호 교수의 수술법이 세계 표준으로 통한다. 복강경수술은 수술 부위 감염·출혈 등의 수술 합병증 발생률이 11%로 개복 수술(23%)보다 적다. 김형호 교수는 "위암은 수술하면 초기라도 림프절 전이 가능성 때문에 반드시 위의 3분의 2를 잘라내는데, 실제로 림프절에 전이된 조기 위암은 5건 중 1건 정도일 뿐"이라며 "수술하는 도중에 림프절 전이 여부를 검사한 뒤 전이되지 않은 경우는 위암 부위만 잘라내는 수술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직장암= 외과 강성범 교수는 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와 함께 직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340명을 대상으로 복강경수술이 개복수술보다 출혈량이 적고 수술 상처가 작으며 장 운동 회복이 빨리 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강성범 교수는 "암이 직장에만 있으면 복강경수술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복강경수술이 직장암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대장암 수술 60% 이상을 복강경으로 한다. 대장암 환자 5년 생존율이 76%로 국내 평균(70%)보다 높다. 이 외에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는 부인암 수술에, 배꼽에 한 개의 구멍만 뚫는 복강경수술을 도입해 흉터없는 수술시대를 열었다.
◆하이브리드 수술장 내년 도입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년 하반기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의 암병원을 개원한다. 전담 암코디네이터가 배치돼, 암환자가 원스톱 입원·검사·치료를 받게 되며, 퇴원한 뒤에 응급상황이 생기면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입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내·외과의 시술과 수술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장'을 도입하고, 유비쿼터스 진료환경으로 암환자들이 최첨단 환경에서 최신 암치료를 받게 된다. 암환자 재활을 위한 '단계별 운동시설'과 수(水)공간·치유숲·다양한 문화아트 공간도 마련한다.
한호성 암센터장은 "하이브리드 수술장은 나이가 많거나 여러 질환을 함께 가진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며 "분당서울대병원의 강점인 최소절개수술도 암병원 개원과 함께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