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약 발암 논란
악성암 진단 0.7%P 늘어… 전립선암 전체 예방은 확실

피나스테리드 또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으로 만든 전립선비대증약<사진>과 탈모약이 악성도가 높은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논란이 일면서, 해당 약을 복용하는 중장년층 남성 사이에 혼란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전립선비대증약인 프로스카·아보다트와, 탈모약 프로페시아가 모두 이 성분을 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두 성분으로 만든 전립선비대증약과 탈모약은 100가지가 넘는다. 탈모 환자가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프로페시아 대신, 성분은 똑같고 용량이 5배인 프로스카를 처방받은 뒤 임의로 4~5 조각으로 잘라서 먹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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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FDA, "순한 암 진단은 덜 되고, 독한 암은 더 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를 사용한 약품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악성도가 높은 전립선암으로 진단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FDA의 분석 결과, 두 성분 모두 악성도가 낮은 전립선암 진단율은 낮췄지만 악성도가 높은 전립선암의 진단율은 약간 높였다. 앞선 연구 결과, 프로스카(피나스테리드) 복용 그룹의 1.8%에서 악성도 높은 암이 진단된 반면, 위약 그룹은 1.1%였다.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의 악성암 진단율은 복용 그룹이 1.0%, 위약 그룹이 0.5%였다. FDA 발표에 따라, 한국 식약청도 두 성분이 들어간 모든 약품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이 내용을 추가시키도록 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의들은 "두 성분의 전체적인 전립선암 발병 억제 효과는 이미 공인돼 있으며, 이들이 악성 전립선암 발병을 직접적으로 높인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비대증 치료되면서 숨어있던 암 발견 쉬워져"

강북삼성병원 비뇨기과 조영삼 교수는 "FDA 연구 분석 결과는 악성암이 실제로 더 발병했다기보다, 똑같이 발병했을 때 발견율이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두 약제는 비대해진 전립선의 크기를 15~50%까지 줄여서 숨어 있던 암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정병하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약을 복용하면 전립선세포 자체가 약간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전립선세포의 변형 정도를 나타내는 악성도가 높은 암이 증가한 것으로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전립선 전체를 수술로 떼어내 조직검사를 하면 암의 악성도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비대증·탈모 환자 약 끊으면 안 돼

두 성분의 약제는 전립선암의 전체적인 발병 위험을 낮춰 준다. FDA의 분석에서도 악성도가 낮은 전립선암 진단율은 낮게 나왔다. GSK(아보다트 제조사)와 MSD(프로스카·프로페시아) 관계자는 "수만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적인 연구에서 두 성분의 약제를 복용한 경우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25~30% 낮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해당 약품으로 전립선비대증이나 탈모를 치료하는 환자가 약을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문의 진료를 보면서 복용하면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스카를 집에서 환자 멋대로 조각내 탈모치료용으로 먹으면 매우 위험하다. 약을 조각낼 때 부서진 가루를 가임기 여성이 아주 조금만 접촉해도 기형아 출산 위험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