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우유 한 잔'이 정말 불면증에 도움이 될까?

취재 권미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오정훈(스튜디오100)

높은 기온과 습도는 한여름 밤의 달콤한 잠을 방해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우유 한 잔을 마셔 보자. 우유를 마시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분비를 활성화해 피로를 해소하고, 잠을 푹 자게 돕는다.

#1 한여름 불면증으로 인한 건강주의보

여름철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불쾌지수가 높고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친다. 낮에 쌓인 피로는 충분한 잠으로 몸의 근육을 이완시켜야 풀 수 있다. 그러나 한여름엔 뜨거운 기운이 밤까지 지속되어 생각처럼 숙면하기 쉽지 않다. 한밤에도 기온이 25℃ 이상으로 올라가 수면을 방해하는 열대야가 연일 지속되기 때문이다. 밤잠을 설치면 다음날 컨디션 난조로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진다. 계속해서 잠을 설치면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름철 열대야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5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약 1.5배 높다. 또 하루 5시간 미만 자는 사람의 고혈압 발병률은 약 23.5%, 5~6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14.1%, 6~7시간 자는 사람은 약 16.5%로 나타났다.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경우 역시 고혈압 발병률이 20% 이상으로 나타나 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열대야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숙면을 방해한다.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수면환경을 조성하고 밤에는 격렬한 운동을 피하며 야식을 금한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불면증이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한다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부족을 의심한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유쾌하게 만드는 엔도르핀이나 강한 흥분상태에서 만들어지는 아드레날린과 달리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호르몬이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쉽게 우울증에 걸리며 심한 피로감과 두통, 가슴 답답함,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멜라토닌은 흔히 뇌 속의 생체시계를 조정해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불면증이 심해진다. 외국에서는 멜라토닌을 이용한 수면제가 개발·판매되고 있다.




이미지

#2 열대야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선택, 우유

세로토닌 분비로 피로해소 효과
우유 섭취는 세로토닌 분비를 원활하게 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우유는 트립토판 성분의 함량이 높다. 트립토판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나 스트레스받을 때 트립토판이 풍부한 우유를 마시면 세로토닌 호르몬이 생성되어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트립토판은 신체를 피로하게 만들어 잠을 유도한다. 또한 우유 단백질은 체내 이용률이 높아 더위로 지친 체력을 신속히 보강하는 데 좋다. 단백질이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고 피로물질인 젖산을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여름철에 쉽게 지치며 열대야로 인해 잠들지 못할 확률이 높다. 뇌 속에서는 음식을 통해 섭취한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바뀌는 화학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는데, 다이어트를 하면 식사량이 부족해 세로토닌 결핍 상태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칼로리는 낮고 영양이 가득한 우유 한 잔을 마신다. 포만감이 들고 세로토닌을 생성시켜 숙면을 돕는다. 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진현석 전문위원은 “우유는 풍부한 단백질은 물론이고 칼륨과 나트륨이 3 대 1 비율로 들어 있는데, 이는 인체 내의 자연적인 비율이다. 우유를 마시면 체내 미네랄 균형이 자연스럽게 유지되어 피로해소를 돕는다”라고 말했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 분비
여름철에는 밤에도 기온이 높아 체온조절을 위해 중추신경계가 활발히 작용한다. 이때 멜라토닌을 보충하면 불면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진 위원은 “잠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고 따뜻한 우유를 한 잔 마시면 쉽게 잠들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흔히 불면증 환자에게 잠이 오지 않을 때 우유를 권하는데 우유 속 멜라토닌이 수면을 돕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멜라토닌은 뇌의 내분비선에서 분비되는데, 우리 몸속의 천연 호르몬으로 뇌 속의 생체시계를 조정해 잠이 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유에는 잠을 푹 자게 만드는 멜라토닌과 함께 수면호르몬 생산에 필요한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히 들어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우유가 효과적인 이유다.

마음에 안정을 주는 칼슘과 칼륨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 긴장이 완화되고 마음에 안정을 준다. 우유에 함유된 비타민B1, 칼슘, 칼륨 등이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 우유 한 잔은 신경 진정을 도와 숙면을 유도한다. 건강한 성인 여성에게 비타민B1을 보충했을 때 낮잠을 자고 싶은 욕구가 감소하고 수면 패턴이 개선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에게 트립토판을 함유한 조제분유를 먹였을 때 대조군 신생아에 비해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졌다. 우유에는 비타민B1과 트립토판이 풍부하다. 우유 한 잔은 잠들기 힘든 여름철 마음에 안정을 주고 숙면을 유도하는 대표적 방법이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