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산후조리
지난달 늦둥이 딸을 출산한 장모(43·서울 노원구)씨는 산후조리가 곤욕이다. "출산 직후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말 때문에, 찜통더위에 에어컨을 틀지 않고 집안에 갇혀 있다시피 하기 때문이다.한국 여성은 출산 후 찬바람을 쐬면 온몸의 관절이 쑤시는 '산후풍'이 온다고 생각해 여름에 출산을 해도 긴팔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양말까지 신어서 땀을 흘린다. 그러나 이러한 산후조리는 오히려 산모의 건강에 해롭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에어컨 바람 쐬어도 돼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산후조리 기간이 지나고 관절이 쑤시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산후풍 때문이 아니라 관절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샘여성병원 산부인과10과 최예훈 진료과장은 "산모들은 바깥에 나가면 안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내·외 온도 차이만 잘 관리해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면 바깥에 나가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출산 후에는 골밀도가 감소해 있기 때문에 집 안에서 가만히 있기보다 걷는 운동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차가운 음식은 출산 후 6주부터
몸을 시원하게 해도 무방하다고 해서 차가운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차움 산부인과 강진희 교수는 "임신을 하면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많아져 잇몸이 예민해지고, 출산 후에는 뼈가 느슨해지고 위장과 치아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찬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몬 분비량이나 뼈와 위장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출산 후 6주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그 전에는 덥더라도 아이스크림이나 얼음과 같은 차가운 음식은 삼가야 한다. 강진희 교수는 "시원한 음식이 꼭 먹고 싶으면, 수박 같은 과일을 냉장고에서 꺼내 놓고 찬 기운이 어느 정도 없어졌을 때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