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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아이가 흘리는 콧물이 정말 감기 때문일까?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이용주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입력 2011/07/20 08:59
◆기관지천식
감기증상이 자주 재발한다면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는 병은 기관지천식이다.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병이다. 주 증상으로는 기침이 심하고 숨이 차며, 가래 끓는 소리를 내지만 아주 어린 아이에게는 감기와 증상이 똑같다. 가래가 잘 빠져나오도록 호흡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한다.
◆기관지염과 모세기관지염
기관지염은 주 증상이 2~3주 이상 계속되는 기침과 가래이므로 감기를 오래 앓는 것처럼 오해할 수가 있다. 가래가 잘 배출되도록 호흡물리치료와 가래를 없애주는 약을 쓴다.
두 살 이하의 어린이에게 잘 생기는 모세기관지염도 감기 증상을 보인다. 폐 속 가느다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숨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가랑가랑한 가래 끓는 소리를 낸다. 열이나 기침을 많이 하고 숨이 가빠서 숨쉴 때마다 가슴이 쑥쑥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관지천식과 아주 밀접한 병으로, 모세기관지염을 자주 앓거나 두 살 이후에도 이 병을 앓으면 기관지천식을 고려한다.
◆비염
비염은 알레르기성 비염과 알레르기가 원인은 아니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비염이 있다. 초등학생 10명 중 2~3명은 비염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열이 없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이 주요 증상이다. 치료가 잘 안되고 오래 앓으며, 재발을 잘 하기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산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이 경우다. 코가 막히지 않도록 코 속에 약을 뿌리고, 점막이 건조하지 않도록 해주는 치료법이 일반적이다. 오랫동안 심하게 앓으면 비후성 비염으로 발전해 코가 항상 꽉 막힌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 경우 레이저 등으로 콧속의 살을 잘라주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만성부비동염(축농증)
누런 콧물을 자주 흘리고 목 뒤로 코 가래가 넘어가서 목을 킁킁거리거나 기침을 자주하는 증상이 생긴다. 심하면 만성두통, 집중력 장애, 코 주변 통증 등이 생기기도 하고 큼큼하고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오래되면 냄새를 아예 맡지 못하는 수도 있다. 누런 콧물, 코 막힘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의심해본다. 아이들에게는 주로 감기나 만성비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어른의 축농증보다는 증상이 약하고 수술보다는 약(항생제와 콧물치료제)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생제를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달 정도까지 사용한다. 드물게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은 내시경 수술을 주로 한다.
◆기도이물
갓난아이들은 무엇이든지 입으로 집어넣고 삼키는 경향이 많은데, 땅콩이나 과자 부스러기가 식도로 넘어가지 않고 기도로 들어가서 생기는 병이다. 아직 호흡기 계통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고 아무거나 잘 삼키는 3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잘 생긴다. 급성기 증상으로는 갑작스런 기침, 구역, 질식, 청색증 등이 있다가 이물이 기관지 내에 자리잡게 되면 급성기 증상은 사라지고 무증상기가 있게 되는데 수일에서 수주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간과하게 되면 만성기침, 발열, 호흡곤란, 호흡부전 등의 증상이 발생해 치명적일 수 있다. 반드시 이물을 확인해 제거해야 하며, 정확히 진단을 못하고 방치하면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심각한 상태가 될 수 있다.
◆폐렴
감기를 일으킨 바이러스 등이 폐에까지 침입하면 폐렴에 걸릴 수 있다. 폐렴에 걸리면 오한과 열이 나고 목구멍, 머리, 전신이 다 아프다. 또 가슴이 아프고 식욕이 떨어져 잘 먹지 못한다. 2세 이전의 어린아이가 폐렴에 걸리면 다른 증상 없이 보채고 잠만 자는 현상도 나타난다. 초기에는 마른기침을 하다가 가래가 나오는 기침으로 발전을 한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흡인성 폐렴도 잘 생긴다. 우유나 음식물을 삼킬 때, 폐 속으로 들어가서 생기는 병을 흡인성 폐렴이라고 한다. 열이 심하고 기침과 가래가 많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항생제 투여가 필요할 경우가 많고, 입원치료를 하는 경우도 많다.
◆결핵
오랜 기간 동안 마른기침을 계속하는 아이들은 결핵에 걸렸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결핵이 걸린 아이들은 미열이 계속되고, 기침이 오래가는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식욕이 없어 체중이 잘 늘지 않는다. 결핵반응검사와 흉부 X-선 검사로 진단을 하고, 결핵약을 복용시켜야만 좋아진다.
◆편도선염
편도선염에 걸리면 열감기와 비슷하게 열이 많아 일반적인 감기치료를 하게 된다. 편도선염은 감기로 인한 2차 합병증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편도선 그 자체에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열이 나고 근육통이 있을 때는 항생제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만성화된 편도염으로 편도가 비대해진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보통 1년에 4~5회 이상 심한 편도선 염증을 앓는 경우나 편도선으로 인해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이 반복될 때, 또 입으로 호흡을 하고 코골이가 심할 때에는 편도선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급성 편도선염으로 열이 있을 때에는 수술이 곤란하다. 따라서 평소 잦은 감염으로 수술을 고려한다면 방학을 맞아 다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